'나폴리 오리알' 오시멘, 첼시 이적 실패…사우디 이적설도 꺼지며 2군에서 재능 낭비

빅터 오시멘(나폴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빅터 오시멘이 나폴리 탈출에 실패하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3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잔루카디마르지오 기자는 "오시멘은 첼시, 알아흘리 이적이 무산돼 나폴리에 잔류한다"고 보도했다.

오시멘은 올여름 나폴리를 떠날 게 유력했다. 처음에는 랑달 콜로 무아니와 곤살루 하무스에 만족하지 못한 파리생제르맹(PSG)이 오시멘을 영입할 거란 소문이 있었지만 나폴리가 이강인을 포함한 트레이드를 제안한 걸 거절했고, 상기했듯 스트라이커가 두 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체력 소모를 심하게 하지 않고 그대로 이적시장에서 발을 빼버렸다.

오시멘에 대한 수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나폴리에는 첼시와 사우디아라비아 알아흘리가 남은 희망이었다. 첼시와는 로멜루 루카쿠 이적이 얽혀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알아흘리는 웬만한 이적료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사우디 국부 펀드(PIF)로부터 받는 구단이다.

빅터 오시멘(나폴리).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첼시와 알아흘리 모두 오시멘 영입에서 발을 뺐다. 우선 첼시는 루카쿠를 나폴리로 보내긴 했지만 루카쿠가 어차피 잉여 자원이었다는 측면에서 오시멘을 반드시 사들여야 하는 형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오시멘이 원하는 주급은 90만 파운드(약 15억 8,260만 원)를 전후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고 수준 주급이었다. 이적료와 급여가 모두 최상급인 오시멘은 제 아무리 첼시라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오시멘 영입을 철회했다.

알아흘리는 오시멘 대신 아이반 토니를 영입했다. 역시나 오시멘보다 저렴하게 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토니가 더 매력적인 매물로 다가왔다. 실제로 토니가 PL에서 기록한 득점 추이는 오시멘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기록한 득점 추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시멘이 2022-2023시즌 나폴리에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안기며 득점왕과 세리에A 올 시즌의 공격수를 수상한 임팩트는 있지만, 토니보다 훨씬 웃돈을 주고 영입할 만한 선수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결국 오시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나폴리 2군에서 재능을 낭비해야 하는 신세에 놓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루카쿠를 영입한 만큼 오시멘을 1군에 기용할 계획이 없다. 이번 이적 사가를 통해 오시멘과 나폴리 수뇌부 사이도 완전히 틀어졌다. 오시멘이 다시금 나폴리 1군에 진입하려면 여러모로 자세를 낮춰야만 하는 상황인데, 아무리 사과를 한다 한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걸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