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정부패 일삼았다" 가짜 尹에 발칵…정치권 '딥페이크 쇼크'
사람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논란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치권도 분주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딥페이크는 명백한 범죄”라며 관계 부처의 강력 대응을 지시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29일 관계 부처 긴급 현안보고를 열고 “촉법소년(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연령 하향도 같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8일 “버튼 하나로 인격을 말살하는 딥페이크”라며 당 특별대책위 구성을 지시했다.
성범죄로 악용된 이번 딥페이크 사태와는 차이가 있지만, 정치권도 최근 딥페이크 영상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4월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등에 윤 대통령이 “민생 소리 좀 그만하라”며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거나 “저는 부정부패를 일삼았다”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올라왔다. 이에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에 영상 삭제·차단을 요청했다. 비슷한 시기 유튜브에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제기와 관련해 “조폭들이나 할 일”이라고 말하는 가짜 영상도 올라왔다.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박영일 남해군수 후보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SNS에 퍼지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선거 전 90일 동안 딥페이크 영상을 활용한 각종 선거 운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50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번지는 가짜 영상을 선관위 인력으로 찾아내 삭제 조치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왔다.
2022년 대선 때만 해도 딥페이크 기술은 홍보 수단이었다. 여야 대선 캠프에서 ‘AI 윤석열’, ‘AI 재밍(이재명)’을 제작해 공약 등을 홍보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딥페이크를 악용한 가짜 영상이 번지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요즘 딥페이크 기술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해 고령 지지층 중 속는 분들도 많다”며 “선거 직전 가짜 영상이 퍼지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정치권도 딥페이크 문제로 들썩대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SNS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노망난 모습을 보인 덕분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고 말하는 영상을 공유했는데, 이는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올 1월에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당원의 투표 불참을 독려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짜 음성 전화가 등장했고, 경찰에 체포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딥페이크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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