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일본서 호텔 체크인 모바일로 가능케 한 韓스타트업 어디?[신기방기 사업모델]
요즘 일본 여행·출장이 붐이다. 기자도 최근 다녀왔는데 아쉬운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체크인 과정이다.
통상 예약한 호텔 숙박을 하려면 대부분 리셉션을 거친다. 여권 등 신분증을 내고 방 배정을 받아야하기 때문. 휴가철이면 체크인 시간에 맞춰 몰려든 고객으로 한참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호텔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고민이 많다. 투숙객이 몰릴 때에 맞춰 증원하기도 쉽지 않고 나머지 시간도 24시간 운영해야 하니 3교대로 인력을 운영해야 한다. 그만큼 인건비가 들어가는데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아날로그 시스템이 정답일까?’
Q. 창업 전 이력이 궁금하다. 어떻게 글로벌 호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을 했나.
코넬대 호텔경영학과에서 파이낸스를 전공했다. 모건스탠리 홍콩에서 일했는데, 재직 당시 코넬 동문회에 참석한 게 창업의 계기가 됐다. 동창회에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 경영진들도 많이 있었다. 당시엔 금융 업계에 있었기 때문에 각 브랜드 경영진들에게 호텔 브랜드의 차별점 등을 물어봤는데 뜻밖에도 아무도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영체제 개선이나 게스트 경험의 발전 등에 대해 말한 사람이 없었다. 당시 호텔 업계를 제외한 다른 산업군에서는 이미 디지털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상했다. 이후 시장조사를 해봤다. 업계 전반적으로 이를 위한 준비가 안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길로 호텔산업의 발전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창업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초창기에는 차세대 관광·호텔 서비스인 ‘호스피탈리티 2.0’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회사 이름을 H2O hospitality(에이치투오 호스피탈리티)라고 지었다. 지난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 H2O의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H2O는 물의 원소 기호이기도 해서 우리의 통합 솔루션, 플로우(Flow)가 지향하는 부분과 이미지가 일치한다. 즉,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숙박, 레저 산업의 운영 플로우를 물이 흐르는 것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의미와,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H2O의 무한한 확장성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한편으로 H2O 솔루션이 호텔 운영체계, 밸류체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데이터의 흐름이 막히지 않고 예약부터 체크아웃까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게 만들겠다(Flow)는 뜻도 담겨있다. 그 결과 호텔 이용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호텔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호텔 입장에서는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Q. 주요 사업모델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매출은 어떻게 발생시킬 수 있나?
간단히 설명해서 호텔과 레저 시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도입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으로부터 솔루션 도입비를 받는 모델이다. 세일즈포스 같은 글로벌 IT 솔루션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같다. 구독 모델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고객들이 H2O의 솔루션을 사용하는 대가를 월별, 또는 연 단위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호텔 혹은 숙박시설을 보유한 기업이다. H2O는 운 좋게 2018년 일본부터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의 자회사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 단독 계약을 체결하며 직영 숙박시설 물량을 도맡고 있다. 또한 일본 최대 셰어하우스 기업인 ‘GG하우스’와도 숙박 시설 위탁 운영 계약을 체결하며 현재 일본에서 1만여 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호텔관리시스템(PMS) 1위 기업인 ‘오라클 호스피탈리티’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오페라 클라우드’와 아시아 최초로 스마트 체크인 시스템 승인을 받기도 했다. 오페라와 연동되는 300개 글로벌 호텔에 H2O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5성급 호텔 확장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듬해 10월에는 사우디 관광개발기금(Tourism Development Fund)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민국 기업 중 최초로 선정됐다. 관광개발기금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사우디 전역의 5성급 호텔, 고급 휴양지 등을 운영하는 기업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와도 인연을 맺었다. 아부다비투자진흥청(ADIO)과 투자지원사업 계약을 체결해 중동 네트워크 확장, 사업 운영에 필요한 투자를 진행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어서 3월에는 사우디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관인 NTDP(National Technology Development Program)가 H2O의 사우디 사업 확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약했다. 이 또한 아시아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이뤄낸 성과다. 사우디 지사를 확장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2030 비전의 핵심요소인 관광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기업 중 하나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에서 제공하는 프리미엄 장기 투숙 서비스 ‘홈&빌라 바이 메리어트 본보이(Homes & Villas by Marriott Bonvoy, HVMS)’와 멤버십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계약을 바탕으로 HVMB 멤버십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정말 죽었다 살아났다.(웃음) 당시 여러 여행 관련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문을 닫았다. H2O는 두 가지에 집중했다. 고객의 문제 해결과 비용 관리다. 글로벌 호텔과 리조트는 당시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이고 호텔 운영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에 전 세계 업계가 처음으로 깊은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H2O에게 더 많은 기회들이 창출되기 시작했다. 대형 호텔·리조트가 비대면 체크인, 자사홈페이지 예약 시스템을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H2O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글로벌 설루션 기업으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Q. 주력 서비스 외 부가 수익 혹은 신사업도 있을 법하다.
비대면 체크인 시스템을 깔다보니 각 방마다 한국에서는 흔한 스마트 도어록이 해외 호텔에서는 거의 쓰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2021년에 호텔 언택트 솔루션 전문 기업인 ‘아임게이트’를 인수했다. 이 회사엔 스마트 도어록, 모바일 키를 통한 스마트폰으로 체크인·체크아웃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 이를 통해 호텔, 리조트, 생활숙박시설 등에 단순히 IT시스템만 까는 것이 아니라 도어록 제품까지 함께 납품하고 있다.
Q. 추가 진출 예정 국가는?
인도네시아 발리와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의 호텔들과도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중동 다른 국가들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어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중동 진출을 성공적으로 안정화한 후에는 유럽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Q. 상장 계획은?
당장은 없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창업을 한 글로벌 설루션 기업으로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H2O를 통해 전 세계 관광산업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 구조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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