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따라 투표?…정치색이란 '도박'에 뛰어든 이들
SNS로 정보 얻는 청년 유권자 표심 확보용
정치적 영향력 펼치려는 인플루언서들
다만 부정적 시선에 팔로우 해지 위험성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관심을 받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른바 '인플루언서'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직접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며 영향력 행사에 나서고 있는 것. 청년 유권자가 SNS로 얻는 정보가 많은 만큼 미 정치권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에 공을 들이며 젊은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CBS뉴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지난 19~22일(현지시간)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200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현장에서 활동했다. 인플루언서가 연사들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락된 첫 사례였다. 이 중 5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같이 무대 연사로 올라서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100만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칼렌 앨런은 이 전당대회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고, 연단에 섰던 미셸 오바마와 사진을 찍어 올렸다. 게재 닷새 만에 라이브 방송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서 2만4000회 이상, 오바마 여사와의 사진은 2만6000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그 외 인플루언서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당대회 내용을 정리하거나 현장을 전하는 등 게시물을 올렸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도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진행했다. 지난 7월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인플루언서 70여명이 참여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틱톡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틱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게시물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게시물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이러한 SNS상의 분위기를 활용하기 위해 공화당이 인플루언서를 적극 전당대회에 초청해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SNS를 사용하는 미국 청년 유권자층이 늘면서 인플루언서의 정치적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설문조사 업체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로 정치 관련 뉴스를 확인하는 18~29세 청년층은 절반에 달했다. 뉴스 웹사이트보다 SNS로 더 많은 정치 이슈를 확인한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청년층 70%가 그해 선거와 관련한 정보를 SNS에서 얻었다고 답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영향력을 직접 행사하려는 인플루언서들도 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회사인 이지아가 설문 조사한 결과 인플루언서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번 선거 기간 중 정치적 견해를 밝힐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비슷한 비율로 정치 행사 등에 참여할 계획이 있고 대선 캠프에 후원도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 현장에 있었던 유튜버 브라이언 타일러 코헨은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구식에 딱딱하게 진행된 전당대회가 (인플루언서를 통해) 행사의 틀을 깨고 광범위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며 본인을 통해 정치에 관심이 없던 600만~700만명에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처럼 인플루언서가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을 두고는 시선이 다소 엇갈린다. 이지아 설문조사에서 2000여명의 SNS 이용자 중 35%는 인플루언서가 정치적 견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고, 22%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문항에서 응답자 56%가 정치적 견해에 따라 팔로우를 취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인플루언서들이 팔로워를 불쾌하게 만드는 위험성과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놓고 비교 검토하고 있다"며 "(정치에 뛰어드는 행위가 이들에겐)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이지아 설문조사에서 인플루언서 응답자의 62%는 정치적 입장을 공개해 발생할 반발에 대처할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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