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제작 중학생, 수사 중 출국…미성년자 배려한 경찰, 어찌해야 하나 [법조계에 물어보니 491]

박상우 2024. 8.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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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통상적으로 수사, 재판 중인 사안이라면 출국금지 조처를 하는 게 맞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가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배려해준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 당사자가 없으면 수사를 더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재판 지연 등 문제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경찰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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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또래 여학생 4명 상대로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경찰 조사 마치고 해외 출국
법조계 "수사 중인 사안이라면 출국 금지시켜야…경찰, 피의자 중학생이라 배려한 것"
"경찰, 미성년자라서 도주 가능성 없다고 판단한 대목 아쉬워…예외 없는 처벌이 국민 정서에 부합"
"경찰, 출국금지 연장하고 수사 마무리 했어야…재판 지연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
ⓒ연합뉴스

또래 여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피의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도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배려해준 것인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민들에게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미성년자에게도 예외 없는 처벌을 내리는 게 국민 정서에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A군(14)을 수원지검에 불구속송치했다. A군은 딥페이크 기술로 평소 알고 지내던 B양 등 또래 여학생 4명의 얼굴 사진을 여성 나체 사진과 합성해 제작,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해당 이미지를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양 측은 A군의 휴대전화에서 해당 이미지를 발견한 지인을 통해 피해 사실을 인지, 지난달 1일 A군을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경찰은 A군이 가까운 시일 내 해외로 출국해 체류하기로 예정돼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 달간 그를 출국금지 조처하고 관련 조사를 마쳤다. A군은 송치 직전 출국금지 기간이 만료되면서 현재 해외로 출국해 있는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를 통해 A군의 혐의는 충분히 소명됐고 수사 협조도 원활히 이뤄져 출국금지 기한을 연장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A군 측은 필요시 귀국해 남은 수사 절차 등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국 대학생 연합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긴급 대학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통상적으로 수사, 재판 중인 사안이라면 출국금지 조처를 하는 게 맞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가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배려해준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 당사자가 없으면 수사를 더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재판 지연 등 문제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경찰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사출신 문유진 변호사(판심 법무법인)는 "본안의 경우 피해자 역시 어린 여학생인 점, 피해자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춰볼 때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가 출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닌지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하면 출국금지 연장을 하고, 빠르게 수사를 마무리 하는 방향이 더 나은 판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국금지는 개인에 대한 주거를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수적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실시한다"면서도 "그러나 피의자가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면서 피해회복에 힘써야 할 시기에 피해자의 불안감을 가중시킨 채 해외로 출국해 자신의 일을 우선시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황성현 변호사(법무법인 확신)는 "최근 딥페이크 범죄의 심각성에 비추어 미성년자라는 점을 이유로 경찰이 배려를 해준 점은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며 "반대로 국민들에게 강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예외없는 처벌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호소년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가정법원재판을 받게 되는데 해외 거주인 이유로 출석을 거부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가중된 보호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출석 거부를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만약 검찰 수사단계에서 소년이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가정법원 송치가 아닌 일반 형사법원 송치를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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