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소비에 美 2분기 깜짝성장…'빅컷' 기대치 점점 줄어든다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가 ‘깜짝 성장’을 달성했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면서다. 큰 침체 없이 경기가 완만히 둔화할 거란 ‘연착륙’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2.8%)를 웃도는 수치다. 미 상무부는 GDP 증가율을 속보치‧잠정치‧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서 발표한다. 2분기 성장률은 1분기(1.4%)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되는 흐름이다.
미 상무부는 “소비지출과 민간 기업의 재고 투자 등이 증가하면서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2분기 개인소비지출이 전 분기 대비 2.9% 증가하면서 속보치(2.3%)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95%포인트로, 속보치(1.57%포인트)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앞서 시장에선 고금리 장기화, 가계 초과저축 소진 등 여파로 소비가 둔화할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소비지표가 여전히 탄탄한 회복력을 나타낸 것이다.
물가상승률도 안정적인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 분기 대비 연율 2.5% 올라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도 2.8%로 집계돼 속보치(2.9%)보다 하향 조정됐다. 미 투자회사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이 하향 조정되고 소비지출이 상향 조정된 것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고용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고용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되면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일단 이날 발표된 8월 4주차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완만한 둔화세를 나타냈다. 신규 청구 건수는 23만1000건으로 집계됐는데, 전망치(23만건)를 소폭 상회했지만, 전주(23만3000건)보다는 줄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리서치업체 포워드본즈는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질서 있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경기도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하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빅 컷(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해야 한다는 전망은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빅 컷 확률은 33%로 전날(38%)보다 줄었다. 시장은 Fed가 9월과 11월에 각각 0.25%포인트를 인하하고, 12월에 0.50%포인트를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17~18일로 예정돼 있다.
Fed는 인하 폭을 결정하기에 앞서 다음 달 6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되는 실업률과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치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특히 실업률은 5월 4.0%, 6월 4.1%, 7월 4.3%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로이터통신은 “실업률 상승이 경기침체의 전조인지, 혹은 고용시장이 과열 상태에서 정상화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답은 8월 고용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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