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조정 간판 김세정 "3번째 패럴림픽에선 결선까지"
한국 장애인 조정 간판 김세정(48·롯데케미칼)이 세 번째 패럴림픽에서 결선 진출을 다짐했다.
김세정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 쉬르 마른의 스타드 노티크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조정 여자 싱글 스컬(PR1 W1x) 2000m 1조 예선에서 10분 45초 53을 기록,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패럴림픽 기록을 세운 사무엘 모란(이스라엘·9분58초02)이 차지했다. 김세정은 B조 포함 전체 선수 12명 중에선 5위에 올랐다. 4레인에서 출발한 김세정은 순위 변동 없이 3위를 유지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조정 경기는 조별 예선 1위가 6명이 나서는 결선에 직행한다. 나머지 선수는 2개 조로 나뉘어 패자부활전을 치르고 조별 상위 2명이 결선에 나선다.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은 7~12위 결정전을 치른다.
김세정은 31일 열리는 패자부활전에서 2위 안에 들어 결선에 오르는 게 1차 목표다. 김정희 대표팀 감독은 "결선에 대비해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 선수도 있다. 김세정 선수는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김세정은 "만족스럽진 않다. 10분 20초 대 안으로 들어오는 게 목표였는데, 바람의 영향을 조금 받았고, 마지막엔 페이스가 떨어졌다"고 했다.
김세정은 대학생이던 2004년 교통사고를 당해 척수 장애를 입었다. 김세정은 "사고 직후엔 밥 먹는 시간을 빼면 한 달 내내 누워만 있었다"고 했다. 병원에서 지낸 시간만 2년. 병원을 나온 뒤 재활 운동을 시작했고, 휠체어럭비를 하다 주변의 추천으로 조정을 접했다.
김세정은 "에르고미터(실내조정 훈련기구)를 한 번 해봤는데, 너무 잘 한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웃었다. 이어 "조정은 고독한 운동인데, 물 위에서 하는 종목 중에선 제일 아름답다. 물론 경기를 치르고 나면 그날은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힘들다"고 웃었다.
조정을 시작한 지 4년만인 2013년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5년엔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도 벌써 세 번째다. 2016 리우 대회를 시작으로 2020 도쿄, 2024 파리 대회까지 나섰다.
김세정의 이번 대회 목표는 명확하다. 지난 두 번의 대회(8위, 7위)에서 밟지 못한 결선 무대에 서는 것이다. 김세정은 "이번 대회에선 결선에 무조건 오르겠다. 개인 최고 기록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경기를 치를 수록 좋아지는 편이다. 내일은 더, 모레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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