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회생개시 여부 조만간 결정… 구영배는 ‘티메프 합병’ 재차 주장

자율 구조조정 통한 합의 사실상 불발
판매업체 측 “구영배 회생 의지 진정성에 반문”

류화현(왼쪽)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지급불능 사태를 빚은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회생절차 개시 가능성이 조만간 판가름 날 전망이다. 법원이 티메프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협의회에서 채권자들과 마주한 구영배 큐텐 대표는 자신이 추진 중인 티메프 합병 플랫폼 설립 방안으로 재차 주장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는 30일 티메프 사태와 관련한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열고 “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빠른 시일 내 개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채권자협의회에 대표 채권자를 통해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하도록 안내했다. 티메프는 다음 달 2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이 보류된 채 ARS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채권단과의 자율적 협의의 하나로 회생절차 협의회를 진행해왔다.

이날 2차 협의회에는 티메프 대표와 티메프 모회사인 큐텐의 구 대표, 대규모 채권자를 중심으로 한 채권자협의회, 신중권 판매업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1차 협의회와 달리 구 대표가 참석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구 대표는 공식적으로는 티메프 회생절차와 무관하지만, 채권자들은 구 대표가 모회사 대표로서 재무 등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해왔으므로 일정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구 대표는 협의회에서 위메프를 합병하는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설립을 구제 방안으로 제시했다. 2027년까지 KCCW를 성장시켜 상장(IPO) 또는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구 대표가 티메프 사태가 불거진 뒤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계속 호소해온 내용이다. 구 대표는 최근 KCCW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피해 판매자들에게 주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해왔다.

판매업체들은 구 대표의 이런 방안에 현실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구 대표가 협의회 후 별도 대화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KCCW 관련해 판매자들에게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아 설명하고 싶다고 했지만, 저는 타이밍이 늦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저희한테 의향을 물어보고 간담회 등 연관 행동을 하셨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사후적으로 설명을 듣고 있어 판매자 사이에서 이해도가 높지 않다”며 “구 대표는 공식적인 자리를 피하고 티메프에만 맡겨둔 채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회생 의지가 있는지 진실성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티메프 측은 구 대표의 KCCW 설립에 대해선 자구책 마련에 더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류광현 티몬 대표는 “각 회사의 자구책 마련을 최우선으로 해서 피해 회복과 사이트 정상화가 저희로서는 1순위”라며 “구 대표의 KCCW가 구체화하고 회사 정산에 도움 된다면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겠지만 지금은 자구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의회에서는 지난 20일 위촉된 구조조정 담당 임원(CRO)의 티메프 자산 점검 및 자구안 진행 과정 등을 보고도 이뤄졌다. CRO 보고에 따르면 카드사의 결제 중단 등으로 회사 자금수지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현 단계(ARS 프로그램)에서는 인수 협상에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실제로 티메프 대표자도 투자유치 미팅을 다수 진행했고 1곳에서는 투자의향서를 제출받았으나 대부분 현 단계에선 투자 검토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티메프 대표자들은 현재 주요 카드사에서 양사 거래 승인을 거절하고 있어 정상 운영이 아직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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