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정 문제 없다"지만…'장관보고 패싱' 한동훈에 용산 "아쉬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모들과 만찬을 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30일 전했다. 취임 후 매년 참석했던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하는 대신 택한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그 뒤의 행보는 상반되는 해석을 낳았다.
윤 대통령은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5월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 때는 경남 사천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개청식을 마치고 일정을 조정해가며 참석했다. 당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찬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을 소개하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오셨다”고 말할 정도였다.
윤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대화도 일부 오갔다고 한다. 한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 윤 대통령 대신 참석한 이주호 교육부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의 정부 의료 추진 계획 보고회에 일정상 이유로 불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부총리와 장관, 수석이 시간을 쪼개 여당 의원에게 의료개혁을 설명하러 갔던 자리”라며 “한 대표가 불참한 것은 아쉽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같은 날 연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뒤에도 당정 간 파열음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당정 갈등이 아니라 한정 갈등’이란 말까지 나왔다. 한 대표는 30일 당 연찬회 폐회식에서도 의정 갈등과 관련해 “심각한 상황이 맞는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국민 건강과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더 돌다리 두드려가면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이 거부한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에 대해선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좋겠다. 제 대안만이 유일한 정답이란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의정 갈등에 대한 한 대표의 연이은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개 브리핑도 없었다. 윤 대통령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과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 접견 등 최소한의 공개 일정만 소화했다. 다만 일부 참모들 사이에선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여야 회담과 관련해 “한 대표가 덜컥 이 대표와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30일 공개한 여론조사(27∼29일 성인 1002명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23%)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30%)은 각각 4%포인트, 2%포인트씩 하락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정 갈등은 여권이 공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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