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한 경찰 "순찰차 뒷좌석 여성 사망, 총체적 부실 근무 때문"

경남경찰청, 30일 자체 조사결과 발표 ... 13명 전보조치, 근무태만 징계 절차

[윤성효 기자]

▲ 하동 진교파출소 순찰차 내 여성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남경찰청 김남희 생활안전부장, 강오생 범죄예방대응과장, 오동욱 형사과장은 30일 경남경찰청 브리핑실에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과했다. ⓒ 경남경찰청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주차장에 세워뒀던 순찰차량 뒷좌석에서 정신장애가 있는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상남도경찰청이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과했다.

경남경찰청 김남희 생활안전부장, 강오생 범죄예방대응과장, 오동욱 형사과장은 30일 경남경찰청 브리핑실에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머리를 숙였다.

15일 실종됐던 여성은 다음날 새벽 2시 12분경 순찰차 뒷문으로 들어갔고, 17일 오후 2시경 숨진 채 발견됐다. 순찰차는 뒷문을 안에서 열 수 없고 앞좌석과 안전 칸막이가 돼 있는 구조다. 해당 순찰차는 여성이 들어간 지 36시간 동안 운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남경찰청이 밝힌 "총체적 부실"... 파출소 직원 13명 전보조치, 징계 예정

▲ 하동 진교파출소 순찰차 내 여성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남경찰청 김남희 생활안전부장, 강오생 범죄예방대응과장, 오동욱 형사과장은 30일 경남경찰청 브리핑실에서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과했다. ⓒ 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은 "경찰의 총체적 부실 근무가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여성이 순찰차에 들어간 시각에 파출소 근무자는 4명이었고, 이들 가운데 2명은 상황근무이며 나머지 2명은 대기근무 상태였다.

규정에 따르면 상황 근무자는 현관문을 볼 수 있는 1층 자리에서 신고 접수와 민원인 응대를 해야 하고, 대기자는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10분 내 출동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날 상황 근무자 2명과 대기자 1명은 모두 2층 숙직실에 있었고 다른 대기자 1명은 1층 회의실에서 쉬고 있었다. 여성이 순찰차에 들어가는 시각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근무자가 없었던 셈이다.

또 규정에는 순찰차를 주차나 정차해놓을 경우 문을 잠가야 한다. 그런데 해당 순찰차는 15일 오후 4시 56분경 마지막 운행을 한 뒤 문을 잠그지 않았다.

해당 순찰차는 36시간 한 번도 운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근무 교대자가 인수인계 과정에서 순찰차의 청결이나 차량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점검했더라면 탑승자를 사전에 발견할 수도 있었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

또 순찰차는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지역을 순찰하도록 돼 있지만 이 또한 이행하지 않았다.

경남경찰청은 진교파출소 직원 16명 가운데 당시 휴가자 3명을 제외한 13명을 모두 다른 파출소로 전보조치하고, 근무 태만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남희 부장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도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경찰관의 근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