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들어가는 사업, '공무원 이름표' 있다는 거 아시나요?
[무주신문 이진경]
▲ 전북 무주군 홈페이지 내 게시된 '정책실명제' 관련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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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현안 사업과 실효성 없는 정책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관련 사업 또는 정책을 추진한 담당자 가 누군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일련의 대규모 정책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전 운영 계획 검토 부족과 형식적 사업 관리·감독이 계속해서 문제로 떠오르면서 사업 성공률을 높 이기 위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정책실명제'가 정작 홍보 부족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주무관이든, 팀장이든, 과장이든 대규모 사업이나 큰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담당 정책에 이름표를 달고, 책임을 짊어지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행정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 바로 '정책실명제'다. 정책실명제는 정책을 결정·집행 하는 과정에서 담당자 및 참여자의 실명과 의견을 기록·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행정업무의 운영 및 혁신에 관한 규정(아래 행정업무규정)'에 따른 것이다.
행안부는 행정기관의 장이 주요 정책의 결정이나 집행과 관련해 관련자의 소속·직급 또는 직위·성명과 그 의견, 각종 계획서·보고서 등 관련 자료 및 토의내용과 표결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기획·관리하도록 했다.
단, '중점관리 대상사업'에 한해서 정책실명제가 적용되는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주요 군정 현안에 관한 사항 ▲1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5000만원 이상의 연구용역 사업 ▲자치법규의 제정· 개정 및 폐지 ▲국민의 요청(국민신 청실명제) 등 군수가 대상사업으로 선정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사업이다.
▲ 전북 무주군 홈페이지 내 '중점관리 대상사업'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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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생태모험공원 조성사업, 남대천 주변 경관조성사업과 더불어 안성 칠연지구 및 부남 금강변 관광자원 활성화 사업, 태권브이랜드 조성사업, 태권마을 조성사업 등 대규모 관광 건설 사업을 비롯해 건강보험공단 무주출장소 옆 공 영주차장 조성사업, 무주군 청년센 터 조성, 목재친화도시 조성사업, 무주군 복합문화도서관 건립, 무주군 립요양병원 건립 사업 등 28개 사업 정보가 올라왔다.
태권어드벤처 시설을 포함한 대표관광지 육성사업과 무주 적상산성 종합정비계획, 태권마을 진입도로 조성, 아일랜드 생태테마파크 조성 사업 정보도 공개돼 있다. 중점 관리 대상사업 사업내역서에는 사업개요, 추진배경, 사업부서와 담당자, 그간 추진 과정 및 당시 담당자가 담겨있다.
행안부 지침에 따라 무주군도 10년 전부터 정책실명제를 시행해 오고 있으나, 정작 관련 제도를 알고 있는 주민은 드물다. 예산을 절감하고 주요 정책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
실제, 기자가 현장 취재를 나갈 경우 '사업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느냐'고 묻는 주민들이 많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눈여겨 볼 사항은 '국민신청실명제'다. 기존에 공개된 사업 이외에도 주민이 알고 싶은 정책을 신청하면, 정책실명제 심의위원회를 거쳐 중점관리 대상사업으로 선정하고, 선정된 사업은 홈페이지에 공개하게끔 돼 있다.
하지만, 무주군의 경우 지난 2022년과 2023년 국민신청실명제 접수 건수는 단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서식을 작성해 우편·방문 또는 담당자 이메일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무주군 홈페이지→정보공개 →정책실명제→국민신청실명제→ 다운로드(신청서식)]
한편, 최근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공무원 이름 비공개 정책'과 관련자의 직급과 성명 등을 기록·공개하는 '정책실명제'간 제도 충돌에 대한 문제도 나오고 있다. 무주군도 최근 홈페이지 조직표에서 공무원 실명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무주군은 최근 행안부로부터 운영 지침이 내려옴에 따라 올해 정책실명제 추진 계획을 수립 중으로, 담당 부서인 기획팀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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