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의료 붕괴 넘어 정권 붕괴로 갈 수 있어"
[최경준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으로부터 응급실 진료 현황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다. |
ⓒ 경기도 |
김동연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살고 있는 세상은 도대체 어떤 세상인지 궁금하다. 보건의료 현장 상황은 '심각' 단계 189일째인데, '비상 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민주주의 실종' 결과가 지금의 의료 대란"
김동연 지사는 "이대로라면 의료 붕괴를 넘어 정권 붕괴로까지 갈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한 뒤, "문제의 원인은 정부의 비민주적 추진, 독재적 대처다. 정책 결정에서 민주적 과정과 절차가 없는 '민주주의 실종'의 결과가 지금 의료 대란"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전 세계에 자랑하던 우리 의료시스템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붕괴의 위기에 빠졌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불과 몇 달 만에 의사가 병원을 떠나고, 경영난으로 병원이 문 닫고 있다. 응급실과 수술실 문 앞에서 국민이 죽어가는 나라가 되었다"고 성토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8.29 |
ⓒ 연합뉴스 |
실제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수원 아주대병원 응급실을 찾아 한상욱 아주대병원 의료원장 및 현장 의료진을 격려하고, 10억 원을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6월 응급실 전담의사 유출을 막기 위해 아주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도내 권역응급의료센터 9곳에 전담의사 특별수당 약 19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강민석 대변인은 "그럼에도 아주대병원은 현재 응급실 의사 부족으로 진료 중단이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연간 응급환자 수는 7만 2,570명에 달하고, 중증응급환자 수는 4만 8,775명(2022년 기준)에 이르지만, 현재 응급실 전담의사는 17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32명) 대비 절반 가까이(46.9%) 감소했고, 설상가상으로 4명이 추가로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10억 원의 긴급 지원금'은 이러한 의료 인력의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경기도 응급의료 지원에 관한 조례' 제12조(재정 지원) '도지사는 응급의료기관 및 교육기관 등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에 근거한 것이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의료 현안과 관련한 현장간담회를 하고있다. |
ⓒ 경기도 |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의료 현안과 관련한 현장간담회를 하고있다. |
ⓒ 경기도 |
그러자 김동연 지사는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지원하겠다"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의료 체계 유지를 위해 내달 2일 열릴 예정인 '경기도 권역별 응급의료협의체' 회의를 행정1부지사 주재로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경기도 내 응급의료기관과 보건소가 모두 참여하는 해당 협의체는 국장급이 주재하던 회의지만 (김동연 지사가) 행정1부지사로 격상해서 개최하도록 지시하면서, 도민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어제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한 상황 인식에 대해 저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랑 다른 세상에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어제 브리핑 내용을 보면서 '지금 국민 생명이 최우선이지 확신범적인 신념이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지사는 또 "중증 응급환자들을 위해 큰 역할을 해 온 아주대병원이 환자를 돌보는데 차질이 없도록 경기도가 필요한 재정 지원을 하는 것 외에도 환자 분산을 포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은 최대한으로 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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