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민주주의 흔든 중대범죄"…민주 돈봉투 3명 징역형 집유

최서인, 조수진 2024. 8. 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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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성만·윤관석 전 의원. 뉴스1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국회의원 3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는 30일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혐의(정당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허종식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성만 전 의원에게는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이들에게 각각 3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이들 의원에게 각 300만원씩 총 900만원을 건넨 윤관석 전 의원 역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의원은 이밖에도 송영길 전 당대표 캠프 관계자에게 선거자금 1100만원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임종성 전 의원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임 전 의원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월 6일 별도로 진행된다.


“정당 선거 부정, 정당민주주의 뿌리 흔드는 중대한 범죄”


재판부는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정당민주주의로, 주권자인 국민은 대부분 정당을 통해 민주주의를 구현한다”며 “정당 내부의 선거에서 선거인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는 당의를 왜곡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경선에서 선출될 당대표는 2022년 치러진 대통령 선거까지 수행해야 했기에 당의 구심점으로서 엄중한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며 “대의원들의 투표권이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송영길의 당선을 위해 돈봉투를 주고받은 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고, 윤 전 의원의 경우 이 사건과 관련해 별도로 기소돼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돈봉투를 주고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이 이날 오후 1시 55분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의 통화에서 “오늘 그, 어제 그거 의원이 많아서 다 정리를 해버렸는데 모자라” “나는 인천 둘하고 원래 안 줄라고 그랬는데, 애들이 보더니 또 ‘형님, 이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그래갖고 거기서 3개 뺏겼어”라고 말했다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윤관석은 이정근에게 추가로 자금을 요청하기 위해 처음에 마련한 자금이 부족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므로, 통화 중 발언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윤관석이 돈봉투를 주지 않고도 줬다고 거짓말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허종식 “재판부가 검사 대변인인가…항소할 것”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성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주당 돈 봉투 수수' 1심 선고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선고를 마친 뒤 허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서 나섰다. 이날 피고인들 중 유일하게 현직인 허 의원은 임기 내에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허 의원은 “돈봉투는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 당연히 불복할 수밖에 없다”며 “재판부가 무슨 검사의 대변인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 역시 “항소를 해서 법의 정의를 실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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