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중 마친 美 설리번…”中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강조”

이도성 2024. 8. 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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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29일 사흘에 걸친 방중 기간 동안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미국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기조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미 민주당 정강정책에서 ‘북한 비핵화’ 언급이 삭제돼 논란이 된 것과 관련, 바이든 행정부의 비핵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셈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29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방중 결과 브리핑을 열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중국과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군부 서열 2위인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군사위) 부주석을 만났을 때 대만 문제로 날을 세운 것과 관련해서는 “미 당국자에게는 지난 8년 동안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중요하다”며 면담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머지않아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중국군 남부전구 사령원 간에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소개했다.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 중국에 도착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국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장 부주석 그리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연이어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27~28일 이틀간 설리번 보좌관과 왕 주임이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회담했다고 밝혔다.

양타오 북미대양주 국장은 “전략적 소통을 통해 중·미관계와 민감한 문제, 국제 및 지역 이슈에 관해 협의했다”면서 “정상 외교가 양국 관계에서 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상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할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두 정상 모두 11월 10~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 11월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이런 다자외교 무대를 기회로 미·중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1월15일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 회담장에 들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두 정상이 참석한다면 함께 앉을 기회를 가지는 게 자연스럽다”면서 “확인이나 발표를 기다려야 하지만 그러한 방향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국이 소통과 갈등 관리에 방점을 찍으면서 오는 11월 5일 열릴 미 대선까지 미·중 관계에 큰 변곡점을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CNN은 “이번 회동을 통해 양국 관계의 난제에 대한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낮다”면서 “중국 역시 미 대선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둥수(劉冬舒) 홍콩성시대 공공국제학부 조교수는 CNN에 “양국 모두 적극적으로 나설 만한 동기가 없다”며 “큰 이슈 없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29일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열린 유세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방중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對)중국 인식도 공유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외교정책팀을 지도하는 멤버로 미·중 관계 관리 측면에서 시 주석, 리창 총리와 함께 관여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부통령과 가까이에서 일한 내 경험과 관점을 (중국 측에) 공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리번 보좌관은 해리스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을 중국 지도자들에 전했다”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적대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해 중국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주 전당대회가 열린 나흘 동안 중국을 단 1차례 언급하면서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하도록 하겠다”며 강경하게 발언했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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