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당선 첫날 '중산층' 강화안 실행"…트럼프 "지도자로 안 보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당선 첫날 가장 중요하게 할 일’에 대한 질문에 “중산층을 지원하고 강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대선 기간 ‘중산층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부통령으로 재직했던 4년 가까이 경제와 이민 정책을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당선 첫째날 중산층 강화안 실행"
해리스는 이날 오후 9시부터 방송된 CNN과의 인터뷰 첫 질문에서 당선 첫날 업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선)첫째날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라고 명명한 계획을 실행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는 이어 “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일자리 1000만개 이상이 사라졌고, 매일 수백명이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었다”며 “트럼프의 잘못된 관리로 인해 경제가 추락했고, 모든 것은 트럼프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감한 '수압 파쇄법' 등에 애매한 답변
그러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셰일가스 시추 기술 ‘수압 파쇄법(frackingㆍ프래킹)’ 금지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판의 포인트로 잡고 있는 국경 문제 등에 대해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해리스는 2019년 프래킹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금지 입장을 밝혔다. 그러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의 반발이 나오자 프래킹 금지 발언을 철회했다.
해리스는 프래킹 관련 질문에 “2020년 대선 캠페인 때 입장을 바꿨고, 2024년인 지금도 나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입장 변경의 이유에 대해선 “기후 위기의 측면에서 해야할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고, 이에 대한 가치관도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부통령으로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민문제 '압박 질문'…"트럼프가 법안 반대"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부통령으로서 남부 국경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전면적 망명 제한을 결정하는데 왜 3년 반이 걸렸느냐”는 압박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해리스는 “부통령으로서 수행한 업무는 해당 (국경)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의 많은 혜택을 가져왔고, 그 일로 인해 그 지역에 오는 이민자의 수는 실제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과 나는 미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한 국경문제에 대해 초당적 협력을 통해 법안을 만들었다”며 “그러나 트럼프가 해당 법안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 법안 제출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왜 관련 법안 제출이 대선 직전에야 이뤄졌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국경 보호에 관한 저의 가치관도 변하지 않았다”며 “저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으로 지낸 두 번의 임기 동안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조직과 미국 법 위반자들을 기소했고 총기ㆍ마약ㆍ인신의 불법적 국경 통과를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는 또 “부통령이 된 뒤 4년 가까이 미 전역을 광범위하게 돌아본 것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부통령 취임 후 남부 경합주 중 하나인 조지아를 17번 방문한 것을 거론하며 “저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통의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내각에 공화당 인사 지명"
해리스는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해서도 “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다른 정책적 접근 방식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 지원 지속’에 대한 재차 질문에도 “우리는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며 “전쟁은 끝나야 하고, 우리는 인질을 구출하는 것과 관련한 거래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리스는 이밖에 “당선되면 (차기 정부) 내각에 공화당 인사를 지명하겠다”고 했다. 집권 시 차기 내각에 야당 인사도 합류시켜 통합의 국정 운영을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화당 인사의 발탁 배경에 대해선 “내 커리어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일을 해 왔다”며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견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 시) 제 내각에 공화당 인사가 있는 것이 미국 국민에게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자신을 향해 “언제부터 흑인이었냐”며 인종 정체성을 문제삼은 데 대해선 “언제나 똑같고 낡고 지겨운 각본”이라고 일축했다.
해리스는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7월의 어느 일요일(7월 21일) 조카들에게 팬케이크와 베이컨을 만들어 주고 있을 때 바이든의 전화가 왔고, 자신이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말해줬다”며 “당시 첫 생각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이든에 대한 것”이었다고 했다.
트럼프 "녹화 인터뷰 해리스, 지도자로 안 보여"
한편 트럼프는 이날 북부 경합주 미시간의 포터빌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해리스가 CNN과 녹화 인터뷰를 한 것과 관련 “우리는 생방송으로 하는데 그는 녹화로 진행한다”며 “또 그는 거대한 책상 뒤에 앉아있지만 내게는 지도자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해리스는 우리가 한 것처럼 시진핑이나 김정은과 (대통령답게) 협상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핵무기이고, 핵무기는 전례 없이 파괴적인 힘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핵무기가 절대로 사용되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매우 많은 핵을 가진 나라가 5곳이 있다”면서 “중국은 훨씬 뒤처져 있지만, 만약 (미국에) 똑똑한 대통령이 없다면 5~10년이면 그들은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내 패고 버린 우산 아깝다' 시인 스스로 고백한 죄와 벌 | 중앙일보
- "아저씨가 만진다" 여동생 전화에 찾아가 멱살 잡은 오빠 '집유' | 중앙일보
- 양궁 김우진, 도쿄서 8점 쏘자…정의선에 걸려온 전화 1통 | 중앙일보
- 강남 유명 척추병원 회장 고소당했다…"친족 여성 상습 성폭행" | 중앙일보
- 불륜 이혼후 여배우 3명과 동거…그 배우, 놀라운 소식을 발표했다 | 중앙일보
- 완전 나체로 생방송 나온 가수…올림픽 땐 '파란 망사' 입고 공연 | 중앙일보
- 서세원 딸 서동주, 내년 비연예인과 재혼…"좋은 소식 축복해달라" | 중앙일보
- 덜 익은 삼겹살 이래서 위험…몸속 '쌀알' 가득, 충격의 CT | 중앙일보
- '한마리 50만원' 민어 반값됐다…손님 북적여도 어민들 한숨, 왜 | 중앙일보
- "30초면 마법 펼쳐진다, 돈 내면 고화질"…딥페이크봇 수천개 활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