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응급실 문제없다 보고한 분들 천벌받을 것"
[류승연, 이승훈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 유성호 |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응급실 의료 공백 등 의료 대란 우려에 대해 29일 국정브리핑에서 '문제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과 관련해 야권에서는 "현실 인식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강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비상진료체제는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참모들의 '보고 내용'을 문제삼아 "천벌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 부추기는 참모 문책해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국정브리핑을 가리켜 "총체적인 현실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현실에 대한 인식을 못한다고 해야 할지, 현실을 인식하는 역량이 떨어졌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지금의 응급실 뺑뺑이 상황은, 응급 상황이 됐을 때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서 생사가 갈리거나 아니면 골든타임을 놓쳐서 증상이 심각한 분들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상태로 주변에 지금 쌓이고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저와 아주 가까운 분들 중 최근 응급 상황 때문에 응급실을 찾았던 분들의 경우도 있다"라며 "대표적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마에 반창고 붙이고 나왔던 게 있지 않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위원은 이어 "그런데도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아무 문제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어떻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냐. 얼마 전 (민주당) 김한규 의원 본인도 아버님 상황을 이야기했다"며 "그런 분들의 분노감에 이해 자체를 못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자초지종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전위원장은 "새벽에 잘못하다가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다. 119가 와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일으켜서 응급실에 가려고 22군데를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한규 의원 역시 최근 별세한 부친의 임종 직전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바 있다. 김 의원은 "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셔서 응급실을 찾았는데, 환자들이 넘쳐나고 아버지가 위독하셨기 때문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다른 환자에 밀려났다"고 전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30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은 "국민들에게 따지는 항의성 브리핑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의료 대란과 관련해 '정부가 잘하고 있는데 웬 시비냐' 하는 항의처럼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그걸 보고 참 기가 막히고 정나미가 떨어졌다"라며 "'현장에 가보라'고 큰소리를 치던데, 정작 현장에 가봐야 될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현재 의료 대란이고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며 "도대체 누가 어떻게, 그런 보고를 하고 있는지 그 보고한 사람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응급의료체계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도 많이 걱정을 하고 계시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최근에 추석 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특별대책을 발표했고, 또 응급의료 부분만큼은 정부에서 각별하게 준비를 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라며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회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응급의료, 또 중환자 수술 부분만큼은 반드시 국민들께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지금 그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그러면 지금 비상의료체제도 원활하다, 원활하게 지금 대책이 준비되고 있다라고 판단을 하시는 건가"라고 묻자 김 정책위의장은 "그렇게 판단해 주시면 되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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