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시축제에서 세계에 보내는 편지

클레어함 2024. 8. 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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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법규 미비, 우리가 직면한 위협"...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에서 울려 퍼진 한 시인의 공개 서한

[클레어함 기자]

▲ 개막식 모습 지난 22일 슬로베니아의 프투이에서 열렸던 국제시축제,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 (Days of Poetry and Wine)’의 개막식 무대에서 폴란드의 저명한 시인 야체크 데넬 (Jacek Dehnel)은 유럽의회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입법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직접 낭독했다.
ⓒ Albin Bizjak
"미국 작가 S. J. 신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술을 만드는 데 AI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이메일을 쓰고 집을 청소하고 식료품을 배달해 사람들이 더 많은 예술을 만들 수 있도록 AI가 필요합니다.' 폴란드 작가 요안나 마치에예프스카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제가 예술과 문학을 창작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이 세탁과 청소를 대신해 주기를 바랍니다. 제가 세탁과 청소를 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이 예술과 문학을 창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인용문과 이와 유사한 많은 인용문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아직 인공지능에 대한 법적 규정을 제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직면한 문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입니다."

슬로베니아의 작은 도시 프투이(Ptuj)에서 열렸던 국제시축제,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Days of Poetry and Wine)'의 개막식 무대에서 폴란드의 저명한 시인, 야체크 데넬(Jacek Dehnel)은 유럽의회에게 인공지능에 대한 입법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직접 낭독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폐막한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은 1996년 창립된 이래 전 세계 600여 명의 시인들을 초청했고 올해는 6000여 명의 시민들이 60여 개 이상의 행사를 찾는 등 중유럽에서 개최하는 시축제로는 최대 규모다. 프투이는 자국내 와인 생산 지역의 중심이자, 그간 수세기에 걸쳐 여러 문명이 교차해온 슬로베니아의 가장 오래된 도시로, 시와 와인을 테마로 한 이 시축제는 단연코 디오니소스적 매력이 돋보인다.

주최 측은 저명한 사상가나 시인을 초청해 2017년부터 매년 '유럽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는데 사실상 전세계로 보내는 메세지로, 예술분야가 직면한 시급한 이슈에 관해 정치권과 사회에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유럽의회와 유럽집행위원회에 직접 전달되며 주요 언론에도 보도되어 반향을 일으켜 왔다.

야체크 데넬 작가는 22일 공개서한을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와 스테레오타입 강화를 예방하기 위해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를 역설했다. 그는 "EU가 아직 AI에 대한 법규를 제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이며 "전통적인 검열, 예술가들에 대한 박해와 투옥 같은 특정 정권의 행위를 넘어서는 전 지구적 현상"으로 규정한다.

그는 대기업이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작품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하이테크 표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작품에 대한 AI의 비계약적 사용 금지(적절한 보상, 저작권자의 동의를 전제로 할 것), 사용된 출처에 대한 투명성 확보, 저작권을 침해하여 제작된 제품들을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시 한 편으로 폭군을 죽이거나 책 한 권으로 굶주린 사람을 먹일 수는 없지만, 지난 200년 동안 글쓰기는 민주화, 사회경제적 변화, 억압받는 커뮤니티를 자유롭게하는 과정의 근간이 되어 왔다"며 "우리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신, 잘 알려진 연관성에 기대는 값싼 가짜로 대체한다면, 우리의 집단적 양심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했다. 그는 "AI는 '우선적으로 선택되는 글'(first-choice writing)에 의존하는데 등장인물이 술주정뱅이라면 코가 빨갛고, 요리사라면 뚱뚱하고, 늙은 여자라면 허리가 굽은 사람이라는 방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이런 글은 고정관념을 강화해 해롭다"고 주장했다.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 시축제의 독특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스톱. (Stop.)'이라는 타이틀의 인상적인 시 퍼포먼스가 그 좋은 예다. 이는 심야 프로그램의 일부로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사운드 아티스트, 니나 드라기체비치 (Nina Dragičević)가 연출했다. 불이 꺼진 연극무대에서 한 여성(이레나 토마진 분)이 물이 가득한 그릇에 얼굴을 연거푸 담그며 끊임없는 독백을 이어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숨소리는 점점 더 가빠진다.

여전히 리허설 / 여전히 저것 / 여전히 청소 / 여전히 저것 / 여전히 리허설 / 여전히 수입 / 여전히 마이너스 / 아이를 데리러 / 그리고 여전히 빗질/ 그리고 다시 한 번 / 그리고 시간을 내어 / 서둘러 / 음식을 가져오고 / 그리고 줌 / 그리고 모든 것을 돌봐 /그리고 여전히 빨래를 하고 / 그리고 여전히 버티고 /그리고 여전히 전쟁 /그리고 데모에 / 그리고 여전히 리뷰 / 그리고 리허설에 가고 / 그리고 여전히 할 일 세금은 / 그리고 늦고 /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리고 여전히 네트워킹 / 그리고 여전히 프로젝트 / 그리고 여전히 짧은 약력 / 그리고 여전히 짧은 약력 업데이트 / 그리고 반복 / 울지 말고 / 고개를 들고 / 난방비 / 집세 / 쉬면서 / 동시에 일하고/ 여전히 / ...

(*참고: 필자가 일부 텍스트만 작가 동의 하에 번역함)

급기야 객석에 있던 한 젊은 여성이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그러자 시 낭송을 먼저 마치고 관객과 함께 공연을 지켜보던 시인은 한동안 그녀의 어깨를 따스하게 감싸안았다. 시 낭독회 행사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스톱. (Stop.)'의 초연은 2021년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열렸고, 작년 독일 베를린의 '아카데미 데어 쿤스트'에서도 재연되었다.

2023년 아나 메이어 칸스키 박사상을 비롯 다수의 상을 받은 드라기체비치의 시세계는 장시 같은 실험적인 형식과 사회 비판의식으로 특징지어 진다. 드라기체비치 작가는 이 텍스트의 연출 의도를 필자에게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작품 전체는 '일에 허우적대고 있다(I'm drowning in work)'라는 잘 알려진 문구에 기반하고 있다. 저는 이 문장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그 안에 담긴 강렬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텍스트 측면에서 이 시는 영어로 '그리고 이것도, 그리고 저것도'라는 뜻의 ' '파 셰 토' (pa še to)'라는 문장을 활용한다. 일상적인 문구는 대체로 극적인 호소력을 위해 과장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 이 시를 완성하고 나니 분명해졌다.

사실상 우리는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듯 숨도 못 쉬고 활력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삶이 동일하거나 보편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작품은 경제적 불안정과 일과 관련된 불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멈춤을 허용하지 않고, 항상 더 많은 일과 불안정이 존재하는 상황 말이다. 그리고 노동자가 여성이라면 소위 돌봄노동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울러, "청중이 여성에 대해 (연민의 차원에서) 공감하게 만들려는 건 제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저는 더 폭넓은 차원과 비판적인 방식으로 스스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공감대를 느끼지 못한다. 슬로베니아에서는 프리랜서 아티스트들과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가장 빠른 속도로 빈곤선 아래로 떨어지는 인구 집단이라고 한다. 상황이 꼭 그럴 필요는 없다"라며 "오늘날의 경제적, 사회적 불안정성을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소외되고 고립된 개인의 관점에 머물러있을 때만 상황은 변화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멈춰'라는 제목은 어떤 '시스템'을 향한 것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지키고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을 향한 것이다. 저항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슬로베니아 시축제에서 낭독한 한국의 시
▲ 시 피크닉 낭송 행사 슬로베니아의 국제시축제,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 (Days of Poetry and Wine)’의 큰 장점은 야외 낭독과인근 작은 동네까지 모두 포함하는 행사가 무척 많다는 점이다. 13세기에 처음 지어지고 지금은 폐허가 되버린 한 요새의 정원에서 소풍을 하며 시낭독을 했다. 맨앞에는 김경주 시인이 본인의 시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 클레어함
한편, 올해는 특별히 대한민국이 축제의 포커스 국가로 선정되어 최영미, 김이듬, 김경주 시인이 초청되었다. 주최 측은 초청된 시인들과 함께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행사도 열었고, 타운 시네마 프투이라는 작은 소극장에서 3편의 한국 영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창동 감독의 <버닝>,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도 선보였다.

시축제의 아트 디렉터 크리스티나 코찬 (Kristina Kočan)은 한국을 포커스로 선정한 이유를 묻는 필자에게 "올해 저희가 한국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한국 문학이 슬로베니아 문학 독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고, 알려져야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이 눈에 띄지만, 슬로베니아 독자들에게 한국 문화와 한국 현대시를 함께 소개하고 싶었다. 현지 관객들이 큰 관심과 호평으로 한국을 받아들였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프투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코찬 작가는 또한 슬로베니아의 중견 시인이자 번역가다. 대표 시집으로는 <바이시클과 멀베리 (bicycles and mulberries / kolesa in murve) > 등이 있고, 글이 "깔끔하고, 울림이 크고, 상호 텍스트적인 특색을 지닌다"는 논평이 있다.

이 시축제는 해마다 큐레이터가 바뀐다. 올해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시인, 일리아 카민스키가 총괄했다. 그는 한국의 시문학에 대해 "서양은 그간 타 지역의 시와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눈을 감고 귀를 막아왔다. 그런데 지난 십 년간 다수의 한국 시가 한국 정부의 지원과 제이크 레빈(계명대 교수) 같은 번역자들의 공헌으로 해외에 소개되어 왔다"고 평했다. 아울러, 자신은 "시의 소재나 주제보다도 신선하고 놀라움을 선사하는 질감을 지닌 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리야 카민스키는 평화를 주제로 하는 다수의 시를 써왔는데, 특히 시집 <데프 리퍼블릭 (Deaf republic)>의 첫 장을 장식하는 "We lived happily during the war (
https://www.youtube.com/watch?v=nXCUHctHh0A)"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시축제의 폐막식에서 열정적으로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시집 < Deaf republic >은 가상의 마을, 바센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허구적 사건들에 대해 서사적 시퀀스를 제공한다. 한 청각장애 소년이 점령군에게 살해당한 후 마을 전체가 말 대신 침묵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로 다양한 형태의 침묵, 특히 전쟁과 잔혹한 소식을 그저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안일함에 대한 문제를 탐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시축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22일 마리보 인형극장에서 뮤지컬 인형극으로 선보였다. 그는 <댄싱 인 오데사 (Dancing in Odesa)>와 아울러 이 시집으로 여러 상을 수상했고 그의 글도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작가는 4살 때 의사의 오진으로인해 상당한 청각장애를 겪어왔다.

한편, 과거 슬로베니아에서 아티스트 레지던스를 3개월간 했었던 김이듬 시인은 <디어 슬로베니아>(2016) 라는 제목의 산문집도 썼을 만큼 슬로베니아에 특별히 애정이 많다. 그는 참가 소회를 묻는 필자에게 다른 시축제와 달리 독특했던 점 두 가지를 언급했다.

"시와 포도주를 결합하여 드러나는 디오니소스적 자유와 환희, 공동체적 유대감이 독특했어요. 자국 내 가장 오래된 도시를 알리고, 포도 생산 농가에도 도움이 되는 축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국제 시축제에는 전혀 없었던 '번역 워크숍'에 참여했던 게 가장 특별한 체험이었어요. 축제 개막일 이전에 미리 3박 4일 동안 양국 시인들이 합숙하며 작품 교차번역하며 그들을 조금씩 알아갔던 날들. 조금 힘겨웠지만 벌써 행복했던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함께 번역 워크숍에 참여했던 최영미 시인도 "저는 국제 시축제에 처음 참가하는 거라 모든 게 새로웠고 모든 게 흥미진진했어요. 번역 워크샵을 통해 슬로베니아 시를 알게 되었다는 것, 그들의 삶과 생각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시는 인류 공통의 유산이며, 우리가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기뻤어요. 축제에 온 사람들과의 짧은 만남도 소중한 경험이었는데, 새로운 친구들을 알게 되어 좋았어요"라며 경쾌한 소감을 필자와 공유했다.
▲ 슬로베니아의 시축제, 데이즈 오브 포에트리 앤 와인의 거리 모습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소도시, 프투이에서 한창 시축제가 열릴 당시 병을 활용한 전시회의 모습. 주요 행사는 브라즈 광장 (Vraz Square) 메인 무대에서 열리는데 가는 길에 전시되어 있다. 전시명은 river-meadow of poetry, 즉, 시의 강-초원이란 뜻으로 작가는 Stanka Vauda Ben?evi?. 수많은 병안에는 축제에 참여 시인들의 시가 적힌 종이쪽지가 들어있다.
ⓒ 클레어함
최영미 시인은 개막 무대를, 김이듬 시인은 폐막 무대에서 약 7분간 주어진 시간에 자신의 시를 낭독했는데, 나이 지긋한 관객들이 낯선 한국어의 시를 접하면서도 함박 미소를 짓고 얼굴에 광채를 띄며 시 낭독에 빠져드는 모습이 필자에겐 꽤나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모든 시 낭송은 영어와 슬로베니아어로 자막 지원이 되었다.

김이듬 시인은 또한, "한국의 경우는 관급행사가 주로 서울과 대도시 중심이거든요. 이번 축제가 슬로베니아 프투이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적 혜택이 적은 인근 작은 도시에까지 닿는 게 기뻤어요. 저는 도서관 뜰, 식물원, 카페가 있는 작은 광장 등 아주 작은 도시의 노인분들이 주된 관객인 곳으로 찾아가서 서너 번 낭독했는데 무척 다정하고 소박한 분위기에 감격했어요. 슬로베니아 자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축제를 국경 너머로 펼쳐가는 노력도 놀라웠어요. 저는 크로아티아에 있는 프란체스코 수도원 정원에서 낭독회를 가지기도 했는데요. 거기엔 이번 축제와 무관한 슬로베니아의 원로 시인과 크로아티아 중견 시인이 있었어요. 저와 그 두 분의 시인. 이렇게 셋이서 국적을 넘어 낭독과 토론을 했어요. 잊지 못할 밤! 수도사와 집시와 노인과 아이들, 병든 사람들도 많았는데... 시라는 것이 이렇게 감동과 위로의 시간이 되는구나... 새삼 느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최영미 시인도 "초가집 지붕이 있는 시골 마당의 소박한 분위기에서 순박한 주민들과 함께 시를 나눴던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현지 와인 전문가 스타샤 비지아크씨에 의하면, 프투이 지역은 전세계 0.3% 정도의 와인을 생산한다. 신선한 과일향이 가득하고 알콜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화이트 와인이 주를 이루고 20%만 레드 와인이 차지한다. 현지에서만 생산하는 독특한 8개의 포도종이 있다고도 한다. 언젠가 여름의 끝자락에 발칸반도로 발길이 닿을 때 한번쯤 여행을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멋진 시낭송과 와인의 절묘한 조합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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