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학교, 아이들도 함께 사라졌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구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기흥중학교가 폐교한 지 5년이 넘었다.
폐교된 기흥중학교 사례를 통해 교육시설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취재했다.
이 수치가 기흥중학교 폐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편의점 점주인 박석제 씨는 "처음 편의점 생기고 기흥중학교 학생들이 제법 찾아왔고, 하교 시간쯤 되면 시끌한 게 제법 분위기가 좋았다"며 "영업에 큰 부분은 차지 않는다 해도 아이들이 오갈 때가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용인시민신문 임영조]
▲ 옛 기흥중학교 정문에 내걸린 현수막 |
ⓒ 용인시민신문 |
용인시 인구 증가세는 주춤한 상태다. 무엇보다 출생률 감소에 따른 10대 인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심지 내 학교 폐교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교된 기흥중학교 사례를 통해 교육시설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취재했다.
2019년 3월 기흥구 신갈동에 자리한 기흥중학교가 용도를 다하고 폐교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흥구는 용인시 전체 3개 구 중 가장 인구가 많다.
그중에서도 기흥중학교가 자리한 신갈동은 전통적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였다. 때문에 신갈동에 위치한 기흥중학교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폐교됐다는 것은 상당히 시사하는 점이 많다.
옛 기흥중학교를 중심으로 일대를 다니다 보면 주변 환경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폐교 직후인 2020년 12월 기준, 신갈동 10대 인구는 3604명이었으나 2024년 7월에는 3231명으로 400여 명 줄었다. 이 수치가 기흥중학교 폐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신갈중학교 등 대처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인근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학교 연령대 인구감소는 별건으로 봐야 할 부분이다.
문제는 학교라는 교육기관이 지역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는 지역경제뿐 아니라 일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14일 옛 기흥중학교 주변을 찾았다. 학교 주변을 둘러쌓고 있던 어른 키를 조금 넘길 정도의 철조망으로 된 학교 벽은 오간 데 없고 2미터가 훌쩍 넘는 패널에 내부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용인시기흥평생학습관인 것도 외형만 두고 보면 알기 힘든 상태다.
게다가 옛 정문으로 사용되는 입구 주변에는 '기흥다목적체육시설 공사하도급업체 납품업체 일동'으로 된 현수막이 몇 개 내 걸려 있다.
'용인시청 믿고 공사하니 우리는 수억대 미지급금과 빚밖에 안남았다'
'우리는 공사비 말고는 원하는 게 없다. 하도급 생존권 보장하라!!'
'원도급 압류 사실 숨기고! 계약보증금 9억 4천 몰취하고! 공사 끝나니까 하도급 및 납품업체대금 나몰라라 하는 '용인시' 각성하라!!!'
▲ 옛 기흥중 내부를 감싸버린 2미터 이상 페널벽 |
ⓒ 용인시민신문 |
오후 4시경, 학기 철이면 하교하는 학생들이 보일 시간이지만 더위 때문인지 10대로 보이는 청소년은 쉽게 만나기 힘들었다.
옛 학교 건물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한 편의점은 학교 폐교 직전에 문을 열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점원은 당시에 없었지만, 점주는 그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편의점 점주인 박석제 씨는 "처음 편의점 생기고 기흥중학교 학생들이 제법 찾아왔고, 하교 시간쯤 되면 시끌한 게 제법 분위기가 좋았다"며 "영업에 큰 부분은 차지 않는다 해도 아이들이 오갈 때가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학교 정문에 정차된 한 태권도 도장 차량. 사범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유 모 씨는 "예전에 이 시간대에 학교 주변에 오면 하교하는 학생들 때문에 차가 골목을 제대로 못 지나가는 일도 있었다"라며 "골목에서 만나는 학생 중에는 제자도 제법 있어 재밌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 시간 가량 걷다 만난 10대. 현재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이 모 군도 기흥중학교와 관련한 기억이 남아 있었다. 이 학교가 폐교 당시 이 군은 초등학생이었다. 두 살 터울 형이 기흥중 마지막 졸업생이다.
이 군은 "어릴 적 기억이라 솔직히 잘 생각나지 않아요. 형이 기흥중학교 다녔고,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신갈중학교에 갔어요"라며 "우리 또래 애들한테 기흥중학교는 별로 기억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돌변한 중국과 일본... 10월 31일, 윤 정부 또 망신당한다
- 이재명과 각 세우고 안 잘린 진성준 "금투세 도입 진정성 봐달라"
- 국민의힘 손잡은 '단골' 단체들, 언론기관 요직 장악
- 국회의원 12명도 찾아간, 월 천만 원 수익 내는 마을
- "신부님 안 죽을 거라 하더니" 새벽 4시부터 8명 잇따라 사형
- 조희연의 마지막 퇴근길 "해직 교사 복직, 후회 없다"
- 딥페이크 범죄 걱정이 호들갑? 이걸 보고도 그런 소리 나오나
- 단 한 번도 MBC에 질문 기회 주지 않은 윤 대통령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헛돈
-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국민에 '굴복' 좀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