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배 지나가자 전기 끊긴 섬, 뒤틀린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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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 남항에 '길고 큰 배'가 지나간 뒤 인근 조도·호도에 공급되는 전력이 갑자기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정상화까지 최장 2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사는 조도·호도에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기까지는 최소 45일에서 최대 60일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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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 전병권]
▲ 뒤틀린 송전탑 |
ⓒ 남해시대 |
전력 공급 중단이 발생한 뒤인 8월 27일 남해군의회(의장 정영란)는 고수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을 만난 후 정전으로 피해를 받은 조도·호도를 방문해 주민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조도 어촌체험관에서 전력 수급 정상화를 위한 설명의 시간도 가졌다.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사에 따르면, 팔랑마을 송전탑에서 조도 송전탑까지 거리는 765m이고 송전탑의 높이는 35m다. 사고로 인해 두 송전탑이 수평이 맞지 않고 뒤틀려 있는 상황이다. 송전탑은 조립식으로 지면과 맞닿는 부분만 남기고 다른 부분은 철거 후 제작·조립할 계획이다.
비상 발전기 전력 공급 문제 없나
현재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사와 계약된 호수는 조도의 경우 86호, 용량은 698kHw다. 호도는 26호에 용량은 133kHw로 계약은 집과 펜션, 공공시설 등이 포함됐다.
조도·호도에는 지난 21일부터 비상 발전기가 2대씩 설치됐고, 하루에 조도·호도 각 섬별로 각각 1대씩 운행하고 있어 24시간 내내 전력 수급엔 큰 이상이 없다. 그러나 송전탑과 고압전선을 복구하기까지는 45~60일이 필요하다. 공사 기간은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남해군의회가 지난 27일 조도·호도를 방문해 정전 사고를 점검하고 주민들을 만나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도 어촌체험관에서 김지민(왼쪽) 조도마을 이장이 주민들을 대표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고 의원들이 듣고 있다. |
ⓒ 남해시대 |
이날 임태식 남해군의원은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선을 해저케이블 방식으로 설치할 수는 없는가"라며 "비상 발전기와 송전탑, 고압전선 등 복구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사 관계자는 "현재 해저케이블 방식은 송전탑 제작과 당장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에 채택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정전으로 인한 피해 비용은 선박회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여동찬 군의원은 "철탑 높이를 35m 이상 더 높일 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한국전력공사 남해지사 관계자는 "높이가 올라가면 넓이도 따라 확대돼야 한다. 현 위치의 지반에 35m가 최고 높이"라고 답했다.
김지민 조도마을 이장은 "26일 선박회사의 손해사정사와 면담을 했는데, 보험사에서 지급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1억 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공사기간이 최대 2개월 정도 걸릴 수 있는데 복구 비용에 보험금이 모두 투입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전으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영업을 하거나 섬을 찾는 분들에게도 피해가 크다"며 "주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 의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조언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현재 비상 발전기에 필요한 유류비만 해도 일주일에 1억 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 지난 20일 오후 2시 53분 미조면 전체 정전이 발생했다. 그중 조도·호도는 정전이 길어져 주민들이 더 큰 피해를 겪었다. 바지선이 건축물을 적재한 채 조도와 팔랑마을 사이 해안을 지나며 고압전선(빨간 동그라미)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 독자 제공 |
ⓒ 남해시대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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