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청부사' 기대 속 KIA 왔는데, 4경기째 QS가 없다…사령탑 믿음 부응하지 못한 라우어 [광주 현장]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KBO리그 데뷔 이후 네 번째 등판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라우어는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직전 경기였던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95개(스트라이크 61개, 볼 34개)로, 구종별로는 직구(45개)가 가장 많았다. 커터(29개), 커브(13개), 슬라이더(6개), 포크볼(2개)이 그 뒤를 이었으며, 직구 최고구속 및 평균구속은 각각 151km/h, 147km/h를 나타냈다.
KIA는 윌 크로우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캠 알드레드와의 동행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라우어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권 도전을 위해 좀 더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라우어가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KIA다.
좀 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라우어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23일 NC를 상대로 5이닝 5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하면서 패전을 피할 수 없었다.
29일 경기를 앞두고 라우어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범호 KIA 감독은 "본인이 가진 구위나 구종은 다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는 분석을 마쳤을 것이다.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번 등판에서 잘 던져야 본인도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것 같아서 오늘(29일) 경기에서 좋은 상황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이 감독은 "차츰 적응하는 것 같다. 본인도 잘 던지기 위해서 엄청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분석도 열심히 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번 등판, 또 앞으로의 등판에서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사령탑의 믿음과 달리 라우어는 1회초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에레디아를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정준재의 몸에 맞는 볼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고, 최정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후속타자 하재훈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낸 뒤 한유섬의 3루수 뜬공으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라우어의 위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라우어는 2회초 이지영과 고명준을 각각 2루수 직선타, 삼진으로 잡아낸 뒤 김성현에게 안타를 맞았다. 2사 1루에서 오태곤에게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했고, 에레디아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2사 이후 김성현을 아웃 처리하지 못한 게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라우어는 3회초 최정-하재훈-한유섬으로 이어지는 SSG의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4회초에는 2사 이후 김성현의 3루타와 오태곤의 볼넷으로 2사 1·3루를 만들었고, 에레이다에게 삼진을 유도하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2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로 아쉬움을 달랜 라우어는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5회초 선두타자 박지환의 번트안타 때 송구 실책까지 범하면서 무사 3루에 몰렸고, 후속타자 최정의 투런포로 2실점했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으나 그 사이 투구수가 95개까지 불어났고, KIA는 6회초 임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라우어는 여러 과제를 확인했다. 경기 초반 실점으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줬으며, 2사 이후 쉽게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다소 고전했다. 라우어가 시즌 도중에 합류한 만큼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건 맞지만, 4경기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없다는 건 팀과 선수 모두 곱씹어볼 부분이다.
30일부터 잔여경기 일정이 진행되는 만큼 KIA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이 일정에 맞춰서 선발진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20경기를 남겨둔 KIA는 확실한 카드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으면서 1위를 굳히고자 한다. 하지만 라우어가 지금과 같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KIA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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