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와의 전쟁]'증거 인멸'도 잡는 디지털포렌식…"인력 부족,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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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며 가해자 및 피해자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확산하고 있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일부 10대 남학생들의 경우 '증거 지우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범죄 증거 확보를 위한 디지털증거 분석(포렌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포렌식은 휴대전화,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에서 메신저 및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해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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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관 약 200명…1인 400건 맡아야
"수요와 중요성 고려할 때 인력 늘려야"
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며 가해자 및 피해자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확산하고 있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일부 10대 남학생들의 경우 '증거 지우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범죄 증거 확보를 위한 디지털증거 분석(포렌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하는 방식의 '딥페이크' 영상물은 텔레그램방 등을 통해 10대와 20대 사이에서 급격히 퍼져나가며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정확한 가해자 수는 파악된 바 없지만 일부 '텔레그램 봇' 방의 이용자 수만 해도 22만여명에 달한다. 이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8일을 기점으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디지털포렌식, 사이버프로파일링 등 6개 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텔레그램의 경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어 디지털포렌식이 증거를 잡기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된다. 디지털포렌식은 휴대전화,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에서 메신저 및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해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법이다. 암호를 걸어두거나 증거 인멸을 위해 영상물을 삭제하는 등의 경우에도 복구해낼 수 있다. 실제로 'N번방 성 착취물' 사건 당시에도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가해자들의 범행 증거 수집이 이뤄져 처벌이 가능했다.
온라인에서의 범죄는 2019년 18만여건에서 지난해 24만여건으로 급증하며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수요도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증거 분석 건수는 7만9433건으로, 2019년 5만6440건에서 5년 새 40.7% 증가했다.
하지만 디지털포렌식을 담당하는 인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해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디지털증거 분석관 수는 약 200명으로 지난해 기준 1인당 약 400건의 분석을 맡아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 혈흔, DNA 분석과 같은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면 이제는 모든 게 디지털화돼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증거로 많이 쓰인다"며 "때문에 포렌식에 대한 수요는 매우 많아지고 있는데, 그에 비해 인력이 모자라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디지털포렌식 담당관을 늘리거나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검찰 등 국가기관 외에도 민간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현재 관련 인원 확대 등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은 없기 때문이다. 정보보호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는 7월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포렌식은 범죄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국내 전문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에서 디지털포렌식 학과를 운영하는 사례는 아직 없고, 전공 형태로는 군산대·동서대·한림대 3곳에서만 운영 중이다. 대학원 과정은 경찰대·고려대·동국대 등 6곳뿐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포렌식의 수요와 중요성을 고려할 때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ISC 관계자는 "디지털포렌식은 직무 영역 자체가 확대되고 있고, 분야의 특수성이 강해 앞으로 그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주도해서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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