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호실적’에도 경계감…서학개미 ‘차익실현’ 나서
이창희 2024. 8. 30. 06:02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시간외 주가 ‘내리막길’
서학개미, 엔비디아 순매도 ‘2억6300만달러’…단일 종목 1위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예상치를 웃돈 호실적에도 급락세를 보였다. 이익률 감소와 새로운 AI칩의 생산 지연 우려 때문이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이를 예상한 듯 엔비디아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도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정규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2분기 매출액 300억4000만달러(40조1758억원), 주당 순이익 0.68달러(9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월가 예상치 매출 287억달러와 주당순이익 0.64달러를 상회한 호실적이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 300억달러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대비 122% 상승한 수준이다. 2분기 매출총이익율은 75.7%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75.5%를 소폭 웃돌았다.
호실적을 견인한 주된 배경은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다. 엔비디아는 AI칩을 포함한 해당 부문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4% 급증한 23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252억4000만달러를 상회한다.
엔비디아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새로운 AI칩인 블랙웰(Blackwell)을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블룸버그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블랙웰 칩 공급량이 아주 많을 것이고,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10% 떨어진 125.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애프터 마켓)에서는 6.92% 급락한 116.92달러까지 떨어졌다.
주가 급락의 이유는 매출총이익률(GPM)이 2년 만에 하락한 게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지난 1분기 GPM은 78.9% 수준이었으나 이번 분기는 75.7%로 떨어졌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숫자에서 만족을 주지 못한다면 새로운 재료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차익 실현 매물 출회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또 블랙웰의 매출 증대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확산된 영향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달초 블랙웰 제품이 설계상 결함에 생산 일정이 3개월가량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지연은 매출 전망 조정으로 이어져 실적 추정치가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하락중이며 이는 블랙웰 생산 지연의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었고, 서프라이즈 폭이 다시 한번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이같은 우려를 예상한 듯 엔비디아를 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돌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시간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2억6311만달러 순매도했다. 단일 종목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순매도 규모다.
레버리지 반도체 ETF 상품도 매도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가에 2배 연동하는 그라나이트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는 1472만달러 순매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셰어스 ETF(SOXL)의 경우 1억4574만달러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전체적인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주가 하락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 실적으로 정확히 블랙웰 기반 B100 매출이 어느 정도 4분기 실적에서 제외될지 특정하기 힘들다”면서 “한 가지 리스크는 실적발표 이후 해외 투자은행(IB)들의 4분기 추정이 전체적으로 하향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하향이 있더라도 엔비디아의 4분기 추정치에는 평균적으로 블랙웰 매출 비중이 5~10% 반영돼 펀더멘털을 해칠 정도의 큰 폭 하향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서학개미, 엔비디아 순매도 ‘2억6300만달러’…단일 종목 1위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예상치를 웃돈 호실적에도 급락세를 보였다. 이익률 감소와 새로운 AI칩의 생산 지연 우려 때문이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이를 예상한 듯 엔비디아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도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정규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2분기 매출액 300억4000만달러(40조1758억원), 주당 순이익 0.68달러(9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월가 예상치 매출 287억달러와 주당순이익 0.64달러를 상회한 호실적이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 300억달러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대비 122% 상승한 수준이다. 2분기 매출총이익율은 75.7%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75.5%를 소폭 웃돌았다.
호실적을 견인한 주된 배경은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다. 엔비디아는 AI칩을 포함한 해당 부문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4% 급증한 23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252억4000만달러를 상회한다.
엔비디아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새로운 AI칩인 블랙웰(Blackwell)을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블룸버그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블랙웰 칩 공급량이 아주 많을 것이고,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10% 떨어진 125.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애프터 마켓)에서는 6.92% 급락한 116.92달러까지 떨어졌다.
주가 급락의 이유는 매출총이익률(GPM)이 2년 만에 하락한 게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지난 1분기 GPM은 78.9% 수준이었으나 이번 분기는 75.7%로 떨어졌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숫자에서 만족을 주지 못한다면 새로운 재료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차익 실현 매물 출회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또 블랙웰의 매출 증대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확산된 영향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달초 블랙웰 제품이 설계상 결함에 생산 일정이 3개월가량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지연은 매출 전망 조정으로 이어져 실적 추정치가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하락중이며 이는 블랙웰 생산 지연의 이유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었고, 서프라이즈 폭이 다시 한번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이같은 우려를 예상한 듯 엔비디아를 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돌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시간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2억6311만달러 순매도했다. 단일 종목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순매도 규모다.
레버리지 반도체 ETF 상품도 매도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가에 2배 연동하는 그라나이트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는 1472만달러 순매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셰어스 ETF(SOXL)의 경우 1억4574만달러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전체적인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주가 하락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엔비디아 실적으로 정확히 블랙웰 기반 B100 매출이 어느 정도 4분기 실적에서 제외될지 특정하기 힘들다”면서 “한 가지 리스크는 실적발표 이후 해외 투자은행(IB)들의 4분기 추정이 전체적으로 하향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하향이 있더라도 엔비디아의 4분기 추정치에는 평균적으로 블랙웰 매출 비중이 5~10% 반영돼 펀더멘털을 해칠 정도의 큰 폭 하향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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