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승률 8위' LG, V3 공신들 부진에 불펜 붕괴...2위 탈환 멀어지고 3위도 위태 [잠실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8. 30.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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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7-8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2024 시즌 8월 부진 속에 상위권 다툼이 더욱 힘겨워졌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발판이 됐던 철벽 불펜에 큰 균열이 생기며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7-8로 졌다. 지난 28일 연장 10회 혈투 끝에 4-8로 무릎을 꿇었던 가운데 이틀 연속 KT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좌완 영건 손주영이 6이닝 8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1회초에만 3실점 하면서 우려를 샀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피칭을 선보였다.

LG 타선도 KT 에이스 고영표 공략에 성공했다. 0-3으로 끌려가던 3회말 오스틴 딘의 2타점 적시타, 문보경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LG 트윈스 좌완 함덕주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0.1이닝 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기세가 오른 LG는 4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1사 2루에서 이영빈의 1타점 적시타, 1사 1·3루에서 신민재의 내야 땅볼 때 KT 1루수 문상철의 야수 선택으로 3루 주자가 득점하면서 5-3의 리드를 잡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7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불펜을 가동했다. 일찌감치 불펜 투입을 예고했던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이닝 3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 7이닝 6피안타 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로테이션상으로 오는 31일 선발등판이 이뤄져야 하지만 LG의 후반기 잔여 경기 일정이 문제였다. LG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경기가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의 실전 감각 유지와 불펜 안정 차원에서 29~30일에는 에르난데스의 불펜 대기를 지시했다. 에르난데스는 29일 경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국내 필승조들이 무너졌다. 8회초 등판한 함덕주가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경기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스코어가 5-4로 좁혀진 가운데 함덕주는 1사 2루 위기에서 마무리 유영찬과 교체됐다.

LG 트윈스 마무리 유영찬이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3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유영찬도 급한 불을 끄지 못했다. 외려 김민혁에게 볼넷, 심우준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1사 만루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 곧바로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3타점 2루타, 오윤석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LG는 5-8에서 맞이한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오지환의 1타점 2루타, 김범석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만회했지만 여기까지였다. 끝내 승부를 되돌리지 못하고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함덕주, 유영찬의 예상치 못한 난조 속에 KT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LG는 7월까지 54승 44패 2무로 1위 KIA 타이거즈에 5경기 차 뒤진 2위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3위 삼성 라이온즈에게 3경기 차로 앞서 있었다. 시즌 막판까지 KIA와 선두 다툼을 펼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G는 29일 경기까지 8월 23경기에서 10승 13패로 주춤했다. 월간 승률 8위로 쳐지면서 순위 싸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3위 추락에 이어 2위 삼성과 4경기 차로 벌어졌다. 4위 두산 베어스도 2경기 차로 LG의 뒤를 쫓고 있다. 

LG 타선은 8월 월간 팀 타율 0.276으로 10개 구단 중 8위였다. 다만 이 기간 리그 평균 팀 타율 0.282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적어도 '못 쳐서' 진 게임은 많지 않았다.

지난 28일 KT 위즈와의 잠실 경기에서 1이닝 3피안타 2피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던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문제는 마운드다. 특히 불펜이 심각했다. LG 불펜의 8월 팀 평균자책점은 6.69로 9위다. 최하위 SSG 랜더스(ERA 6.78) 만큼이나 퍼포먼스가 최악이었다. 

LG가 2023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강력한 타선과 함께 탄탄한 불펜의 힘이 컸다. LG 불펜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3.43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리그 평균 팀 불펜 평균자책점 4.27과 비교하면 LG 불펜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2024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지키는 야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5.22로 좋지 않다. 선발진의 무게감이 줄어든 상태에서 불펜까지 흔들리니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가 없었다. 8월에는 불펜진 맏형 김진성, 사이드암 파이어볼러 유망주 박명근 부진 여파로 승부처에서 안정감을 주는 투수가 많지 않다. 

LG 마운드는 현재 2023 시즌 'V3'를 일궈낸 불펜 우승공식은 사라진 상태다. 불펜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후반기 잔여 경기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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