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급실 문 닫을라"…경기도, 아주대병원에 3억원 긴급지원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집단 사직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경기도가 의료진 채용을 위한 인건비를 긴급 지원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도는 아주대병원에 응급실 의료진 추가 채용을 위한 인건비 3억 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우선적으로 뽑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를 뽑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은 경기 남부권의 24시간 중증 응급환자 치료를 맡는 권역응급의료센터다. 전공의 이탈 사태로 이 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중 3명이 병원을 떠났고 최근 4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남은 7명의 전문의가 1~2일에 한번 당직을 서야 할 만큼 위태롭게 운영돼왔다. 아주대병원은 응급실 운영이 어려워질 경우 주 1회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24시간 문을 닫는 방식이다. 병원 관계자는 “버티고 버티다가 정 안되면 하루 정도 휴진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중앙응급의료센터ㆍ소방과 연계해서 아주대병원 응급실이 문 닫는 날에는 성빈센트병원 등 인근 응급실로 환자를 이송하는 ‘순환당직제’ 방식으로 운영하게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당장 응급실이 문을 닫는 상황만은 막아보려 인건비 긴급 지원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공의가 떠난 지 6개월여가 지나면서 아주대병원처럼 힘겹게 운영되는 응급실이 늘어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근무자) 10명 미만인 권역응급의료센터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20여개 병원에 대해선 담당자를 지정해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전국 44곳인데, 이 중 절반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의사 한 명만 근무하는 곳이 늘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문의가 8명만 남아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나 홀로 근무를 해야 할 때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병원에 남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사직하거나 병가를 쓰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응급실 등에서 발생하는 의료공백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정 브리핑에서 “여러 문제는 있지만 비상진료 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종합병원이나 공공병원에 가보면 응급의학과 의사가 거의 없다는데 이는 의료개혁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랬다”라며 “그분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스더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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