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흡수합병 철회… 당국 압박에 결국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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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 목표로 설정했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흡수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은 원안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변경된 계획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지분 46%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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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빌리티 분할 합병은 추진키로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 목표로 설정했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흡수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해 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합병하는 방안은 추진한다.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호황을 맞은 글로벌 원자력 발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2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의했다. 양사는 의결 이후 각각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 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시장과의 소통 및 제도 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다시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양사 간 시너지를 위한 방안을 계속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은 원안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하는 과정에서 신설되는 법인에 7000억원의 차입금을 넘기게 된다. 여기에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 1조원대 신규 투자 여력이 생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년간 연 4기 이상의 대형 원전과 연 20기 규모의 소형모듈원전(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이달 초 보낸 주주 서한에서 설명했듯이, 원전 분야의 세계적 호황으로 전례 없는 사업 기회를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 생산 설비를 제때 증설하기 위해서는 사업 재편을 통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경된 계획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지분 46%를 보유하게 된다. 지주사인 ㈜두산의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 지배력은 기존 13.8%에서 27% 수준으로 오른다.
계획 변경으로 인해 두산 지배구조 개편 일정은 줄줄이 미뤄질 전망이다. 당초 이를 위한 주주총회는 9월25일 열릴 예정이었다. 양사는 금융당국의 정정요구 사항을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임시 주총 등 일정을 재수립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2차 정정요구에서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분할되면서 신설되는 법인의 수익가치 평가 방식을 지적한 바 있다. 새로운 정정신고서에서 두산그룹이 신설법인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해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책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어떻게 소명할지가 관건이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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