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주도 임상에 대한 규제 완화해야”

김은빈 2024. 8. 3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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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유전자 치료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형진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한국의 신약 개발이 활성화되려면 연구 목적으로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 교수는 "국내에서 킴리아 같은 혁신 신약 개발이 활성화되려면 규제의 벽을 낮추고 연구자 주도 임상을 활성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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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자들 투자 확대 등 주문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유전자 치료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주혁 소아희귀난치안과질환협회 대표는 29일 국민일보·쿠키뉴스 주최 ‘2024 미래의학포럼’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호소했다. 이 대표의 자녀(1세)는 선천성 각막질환과 미숙아망막병증, 소안구증 등을 함께 앓고 있다. 이 대표는 “아이가 생후 100일째인데, 안구 적출을 막기 위한 수술만 여섯 번 했다”면서 “유전자 치료제로 치료 기회를 얻는 게 간절한 소망”이라고 털어놨다. 한국은 이미 선천성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임상시험 비용이 비싸고 규제가 강해 임상 데이터를 쌓기 어려운 실정이다. 첨단재생의료 분야 연구와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음에도 환자가 치료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연구자들 역시 첨단재생의료 분야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이 필요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 등이 연구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성원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환자 맞춤형 소량 품목을 생산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특성상 기업이 개발·투자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기 위해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 기업들에 제품 생산 문의를 했지만 모두 난색을 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가톨릭대, 포스텍 연구진과 함께 동종 성체줄기세포 기반 3D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氣管)을 개발했다.

김 교수는 “국내외 기업들이 3D바이오프린팅 제품 개발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 시장도 커졌지만 허가 사항이 없는 상황”이라며 “규제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형진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한국의 신약 개발이 활성화되려면 연구 목적으로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연구자 주도 임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강 교수는 “공익적, 학문적 목적인 연구에 상업용 의약품 허가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국내 소아 백혈병 치료를 위한 길을 열고자 ‘카티(CAR-T·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치료제’ 킴리아 생산을 국산화했는데, 이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다. 고위험 임상의 경우 신약을 개발한 뒤 사용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강 교수는 “국내에서 킴리아 같은 혁신 신약 개발이 활성화되려면 규제의 벽을 낮추고 연구자 주도 임상을 활성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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