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썩는 악취에 숨도 못쉰다"…죽은 물고기떼 100t 밀려온 이곳
그리스 중부의 한 항구에 죽은 물고기떼가 떠밀려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그리스 중부 항구도시 볼로스에서는 수십만 마리에 달하는 물고기떼가 배를 허옇게 드러낸 채 항구를 가득 채웠다. 주민들은 “죽은 물고기들이 부패하면서 극심한 악취로 숨을 쉬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항구 인근 식당과 호텔까지 악취가 퍼질 것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과 당국 관계자들은 직접 사체 수거에 나섰다. 안나 마리아 파파디미트리우 볼로스 부시장은 “칼라 호수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20㎞ 떨어진 곳까지 죽은 물고기 수백만 마리가 있다”며 “현재 수거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볼로스 당국이 하루 동안 수거한 물고기 사체의 양이 40t에 이르고 전체 사체의 무게는 100t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관광객 맞이에 분주했던 해변 상점은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물고기 사체에서 나오는 악취로 해변을 찾은 관광객이 발걸음을 돌린 탓이다.
볼로스 항구에서 10㎞ 떨어진 해변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주인은 관광객이 줄면서 올여름 매출이 80% 줄었다며 “인제 와서 수거해도 너무 늦었다. 이미 관광 성수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볼로스를 뒤덮은 죽은 물고기는 지난해 발생한 대홍수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홍수로 크게 불어났던 주변 지역 호수의 물이 올해 다시 급격하게 줄면서 민물고기가 바다로 흘러들었고 이 물고기들이 바다에서 생존할 수 없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아킬레아스 베오스 볼로스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죽은 물고기가 시에 도달할 때까지 정부가 보호망을 치는 등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볼로스 지역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내고 “해안가, 특히 요식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은 현재 영업을 중단했다”며 “해안가의 심한 악취는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혐오감을 주고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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