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 원맨쇼' KT, 범바오와 LG 울리고 8-7 역전승...5위 수성 청신호 [잠실:스코어]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KT 위즈가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2연승을 내달렸다. LG 트윈스를 꺾고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기면서 5위 수성에 청신호를 켰다.
KT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8-7로 이겼다. 지난 28일 8-4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3안타 3타점 2득점, 오윤석 3안타 1타점 1득점, 문상철 1안타 1타점 1득점, 오재일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배정대 1안타 2타점, 심우준 2안타 1득점 등 타자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LG를 무너뜨렸다.
KT 선발투수 고영표는 4⅔이닝 9피안타 2볼넷 7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했지만 타선 득짐 지원 속에 패전을 피했다. KT 불펜진은 추가 실점을 억제하는 데 성공,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LG는 좌완 영건 손주영이 6이닝 8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불펜 방화에 울었다. 함덕주, 유영찬 등 믿었던 필승조가 쓰러지면서 2연패에 빠졌다.
홍창기 3안타 1득점, 신민재 1안타 1타점 1득점, 오스틴 딘 3안타 2타점, 이영빈 2안타 1타점 2득점, 오지환 2안타 1타점 1득점 등 타선이 비교적 원활하게 돌아갔지만 불펜 부진을 상쇄하지 못했다.
▲기선 제압 KT, 1회부터 터진 마법사 방망이...3-0 리드 잡고 산뜻한 출발
KT는 이날 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오윤석(2루수)-장성우(포수)-황재균(3루수)-문상철(1루수)-강백호(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김병준(우익수)-심우준(유격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고영표가 출격했다.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보경(3루수)-김현수(좌익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박해민(중견수)-이영빈(1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좌완 손주영이 고영표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기선을 제압한 건 KT였다. 1회초 선두타자 로하스의 내야 안타 출루, 오윤석의 3루수 앞 번트 안타로 주자를 모아 중심 타선 앞으로 찬스를 연결했다.
KT는 무사 1·2루에서 장성우가 좌익수 뜬공, 황재균이 1루수 인필드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겼지만 문상철이 해결사로 나섰다. 문상철의 좌전 안타 때 2루에 있던 로하스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KT는 흔들리는 LG 선발 손주영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강백호의 볼넷으로 이어간 1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배정대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3-0의 리드를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KT 에이스 고영표도 타선 득점 지원에 화답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를 삼진, 신민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2사 후 오스틴 딘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문보경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고영표는 2회말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2루 땅볼,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 오지환을 루킹 삼진으로 솎아 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KT는 게임 초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고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침묵 깬 LG 타선, 승부의 균형을 맞추다...타점 1위 오스틴의 클러치 본능 폭발
끌려가던 LG는 3회말 공격에서 침묵을 깼다. 1사 후 이영빈, 홍창기의 연속 안타로 주자가 모이면서 반격의 물꼬가 트였다. 신민재까지 우전 안타로 출루,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LG는 여기서 오스틴의 클러치 본능이 빛났다. 깨끗한 좌전 안타로 3루 주자 이영빈, 2루 주자 홍창기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스코어를 3-2까지 좁혀놨다. 고영표의 구위에 눌려 있던 LG는 이때부터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LG는 계속된 1사 1·3루 추가 득점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문보경이 고영표의 초구를 받아쳐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 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뒤집기 성공한 LG, 이영빈 9번카드 적중...잘 치고 잘 달렸다
LG는 기세를 몰아 4회말 공격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박해민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계속된 1사 2루에서 이영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LG가 4-3으로 역전에 성공,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LG는 1사 1·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한 점을 더 보탰다. 신민재의 내야 땅볼 때 KT 1루수 문상철이 홈 승부를 선택했지만 송구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던 3루 주자 이영빈이 멋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먼저 홈 플레이트를 터치, LG에 귀중한 추가 득점을 안겼다.
▲손주영의 퀄리티 스타트 피칭, 초반 고비 딛고 승리투수 요건 갖췄다
LG 선발투수 손주영도 1회초 3실점의 난조를 빠르게 씻어냈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로하스를 1루수 뜬공, 오윤석을 삼진, 장성우를 2루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안정을 찾았다. 3회초에는 황재균을 좌익수 뜬공, 문상철을 유격수 땅볼,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
4회초 2사 1·3루 위기도 이겨냈다. 오윤석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다. 5회초 1사 1루에서는 문상철의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때 미처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 황재균까지 더블 아웃 처리되는 행운이 겹쳤다.
손주영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배정대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기는 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타 김민혁을 좌익수 뜬공, 심우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LG는 손주영의 뒤를 이어 등판한 엘리저 에르난데스가 7회초 KT의 저항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잠재울 때만 하더라도 낙승이 유력해 보였다.
▲약속의 8회 만든 KT, 대타 '마법' 성공으로 뒤바뀐 흐름
KT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선두타자 문상철의 타석 때 투입된 베테랑 좌타자 오재일이 반격을 이끌었다. 오재일은 LG 좌완 함덕주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고 스코어를 5-4로 좁혀놨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KT는 오재일의 홈런 이후 타선 전체의 집중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 강백호의 볼넷, 배정대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동점 기회를 이어갔다. LG 벤치도 여기서 투수를 함덕주에서 마무리 유영찬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유영찬은 불붙은 KT의 방망이를 막지 못했다. KT는 심우준의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잡고 유영찬을 압박했다. 곧바로 로하스가 우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면서 순식간에 7-5로 KT가 리드를 다시 가져왔다.
KT는 계속된 2사 2루에서 오윤석까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오윤석의 1타점 적시타로 8-5로 도망가면서 승기를 굳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 쪽으로 완전히 기우는 듯했던 흐름은 KT 쪽으로 넘어갔다.
▲LG 저항 잠재운 KT 필승조, 로하스가 수비서도 일냈다
KT는 역전과 동시에 필승조를 투입했다. 김민이 8회말, 마무리 박영현이 9회말을 책임졌다. 박영현이 9회말 오지환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1사 3루에서 김범석에게 장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로하스가 KT와 박영현을 구해냈다.
로하스는 정확한 낙구 지점 포착 후 워닝 트랙에서 김범석의 타구를 깔끔하게 잡았다. 3루 주자가 득점하기는 했지만 아웃 카운트가 늘어나면서 KT가 승리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KT는 박영현이 홍창기를 내야 땅볼로 잡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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