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회 타점 1위' 뒷심의 KT, 오늘도 폭발...LG 수호신 격파, '약속의 8회'에 5득점 역전승 [IS 잠실]
차승윤 2024. 8. 29. 21:58
KBO리그 최고의 '뒷심'을 지닌 KT 위즈가 또 한 번 경기 막판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엔 '약속의 8회' 상대 마운드를 몰아치며 승리했다. 이젠 4위도 가시권이다.
KT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를 8-7로 역전승했다. 1회 석 점을 뽑고도 선발 고영표(33)가 흔들리면서 역전당했던 KT는 8회에만 5득점을 기록, LG 불펜을 무너뜨리고 전날에 이어 2연승으로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우세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전적도 61승 2무 62패를 기록, 5할 승률에 가까워지면서 창원에서 패한 4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를 2경기까지 줄였다.
올 시즌 유독 후반에 강한 KT의 힘이 돋보인 경기였다. KT는 29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602타점으로 리그 8위에 그친다. 하지만 7~9회로 좁혀보면 215타점을 기록,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리그 타율(0.298)과 타점(688점) 전체 1위를 질주하는 KIA 타이거즈지만 경기 후반만 따지면 214타점으로 KT에 딱 한 점 모자란다.
선취점은 냈지만, 경기 중반 KT의 흐름은 답답했다. KT는 1회 무려 석 점을 선취했다. LG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리드오프 멜 로하스 주니어, 2번 타자 오윤석이 내야안타와 번트 안타로 '행운의 밥상'을 차렸다. 이후 아웃 카운트 2개를 연달아 헌납해 무득점으로 끝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문상철이 적시타로 선취점을 만든 후 강백호의 볼넷, 배정대의 2타점 적시타로 3-0 리드로 경기를 출발했다.
그런데 3점이나 내주고 출발한 LG 손주영이 이후 무너지질 않았다. 손주영은 2회부터 안정을 찾고 KT 타선을 잡아갔고, 반면 KT는 지난해까지 활약하다 올 시즌 기복을 겪던 에이스 고영표가 또 한 번 무너졌다. 2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던 고영표는 3회 1사 후 4연속 안타와 희생 플라이로 단숨에 석 점을 내줬다. 빠르지 않은 고영표의 공이 제구 난조로 영점을 잃어가자 이를 LG의 정교한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맞혀 정타로 연결했다.
LG는 4회와 5회에도 고영표의 공을 공략했다. 3회 빅 이닝의 출발점이 되어준 이영빈은 4회 1사 2루 때 타석에 들어서 고영표의 주 무기 체인지업을 공략, 이번에도 적시타를 때렸다. LG는 후속 홍창기도 안타로 주자를 모았고, 신민재의 타석 때 1루수 문상철이 실점을 막아보려 홈으로 던졌으나 막지 못하고 야수 선택으로 기록됐다. 5실점째. 고영표는 5회에도 사구와 안타로 출루를 내줬고, 100구를 채운 상황에서 앞서 멀티 히트를 때린 이영빈을 만나자 결국 손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투구를 마쳤다.
KT는 6회와 7회 손동현과 우규민으로 버텼다. 버틴 끝에 기회가 왔다. LG는 7회를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구원으로 올려 막은 후 함덕주에게 바통을 넘겼다. 왼손 함덕주를 상대로 왼손 오재일이 대타로 나섰는데, 이 반대와 같은 선택이 통했다. 오재일은 3볼 1스트라이크로 우세를 점한 상황에서 함덕주가 던진 5구째 높은 137.3㎞/h 직구를 통타, 잠실구장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3.4m, 타구 속도 162.8㎞/h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KT가 쫓아오자 LG가 급해졌다. LG는 함덕주가 강백호 상대로도 볼넷을 내줬고, 배정대의 희생 번트로 동점 위기에 놓이자 마무리 유영찬을 올려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유영찬마저 영점을 잡지 못했다.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줘 주자를 쌓은 그는 김우준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에 놓였다.
결국 KT가 기회를 잡았다. KT는 로하스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주자 3명을 모조리 불러들여 경기를 뒤집었고, 후속 오윤석마저 적시타를 터뜨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선발 고영표가 4와 3분의 2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손동현(3분의 2이닝 무실점) 김민수(3분의 2이닝 무실점) 우규민(1이닝 무실점) 김민(1이닝 무실점) 박영현(1이닝 2실점)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의 힘으로 전날(28일)에 이어 역전승을 거두고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가져갔다. 박영현, 김민, 김민수는 연투였고 우규민은 3연투였지만 흔들림 없는 안정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로하스가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오윤석이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뽑았고, 9번 타자 심우준도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두 사람 앞에서 밥상을 차리는 데 성공했다.
LG는 선발 손주영이 6이닝 3실점 호투했고 불펜으로 처음 등판한 에르난데스가 1이닝 3탈삼진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후 실점이 없던 함덕주가 2실점했고, 마무리 유영찬마저 3실점하면서 뒷문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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