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 이후 민주 언론인들에 선동혐의 첫 유죄

박현준 2024. 8. 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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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신문의 전 편집장 청푸이쿤이 29일 홍콩법원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후 법정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민주 진영 매체 입장신문(Stand News)의 전 편집장들에 대해 홍콩법원이 29일 선동 혐의로 유죄 선고를 내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법원은 입장신문의 전 편집장 청푸이쿤(54)과 편집장 대행 패트릭 람(36)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다음달 26일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입장신문 운영 법인인 ‘베스트 펜슬 HK’(Best Pencil HK)도 같은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홍콩법원은 이들이 2020년 7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1건의 보도를 통해 중국와 홍콩당국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등 선동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은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언론 매체 관계자에 대한 첫 선동 혐의 재판이었다.

입장신문은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직후인 그해 12월에 온라인 매체로 창간돼 민주진영의 입장을 대변했다. 또 다른 민주진영의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가 2021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폐간되자, 입장신문도 “홍콩에 ‘문자의 옥’(文字獄)이 왔다”며 모든 칼럼을 내리고 후원금 모집을 중단했다. ‘문자의 옥’은 글에 적힌 내용이 황제를 비난한다는 이유로 지식인을 숙청한 역사를 뜻한다.

입장신문의 조치에도 홍콩 국가안전처는 같은해 12월 200명의 경찰을 동원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해 입장신문의 전·현직 편집장과 전직 이사 등 입장신문 관계자 총 6명을 체포했다. 그 직후 입장신문은 폐간을 발표했다.

SCMP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위협은 홍콩 언론인들과 해외에서 계속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는 “국경없는 기자회가 최근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홍콩은 180개 지역 중 135위를 기록했다”며 “그럼에도 홍콩 정부는 홍콩이 언론의 자유를 여전히 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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