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석, 마인츠와 4년 계약…"세계 최고 분데스리가 뛰는 게 꿈이었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튀르키예 리그로 떠날 것으로 보였던 홍현석(헨트)이 마음을 바꿔 결국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재성이 활약 중인 마인츠05에 입단하며 2018년 독일 3부리그에서 프로 데뷔 이후 6년 만에 독일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에서 뛰게 됐다.
마인츠는 2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제 구단에 또 다른 한국 국가대표 선수가 있다. 홍현석이 헨트에서 마인츠로 왔다"며 홍현석과 2028년까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크리스티안 하이델 마인츠 단장은 "기술적으로 능숙하고 창의적이며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다양한 포지션에서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달리기가 그의 큰 열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경기에서 팀을 위해 정기적으로 뛰고 훌륭하게 패스한다"며 "친근한 성격의 홍현석은 즉시 선수단에 합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현석도 "앞으로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인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게 내 꿈이다. 물론 이적 전에 이재성과 통화를 했고, 그는 나를 매우 좋아해줬다"며 "마인츠에서 나를 환영해줬다. 선수로서 날 차별화시키는 건 달리기 능력이다. 내 발로 공을 갖고 있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낀다. 경력의 다음 단계가 정말 기대된다. 마인츠와 마인츠 팬 여러분, 정말 대단하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홍현석은 울산 HD 유스 출신으로 2018년부터 운터하힝(독일), 주니오르, LASK 린츠(이상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여름 헨트로 이적해 본격적으로 축구 팬들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홍현석은 지난 2022-2023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에서 플레이오프 포함 37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활약상을 보였고 팀의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지난 2023-2024시즌에도 홍현석은 시즌 중도에 열린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 등으로 몇몇 경기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30경기 5골 6도움을 기록해 역시 팀 내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홍현석은 특히 지난해 10월 1일 중국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서 전반 18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골을 꽂아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짜요'를 외치던 중국 5만 관중의 함성을 잠재우기도 했다.
2024-2025시즌에도 홍현석은 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 예선 4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고 2라운드 바이킹구르(아이슬란드)와의 2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핵심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 홍현석에게 관심이 쏟아진 건 당연했다. 다만 행선지가 문제였다. 최근 홍현석이 빅리그가 아닌 튀르키예 리그로 향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실망한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튀르키예 매체 스포츠 디지탈레 기자 야지즈 사분코글루는 이날 SNS를 통해 "트라브존스포르와 헨트가 홍현석 이적에 대해 합의했다. 트라브존스포르는 홍현석과 4년 계약에 합의했고, 홍현석은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튀르키예로 향할 예정이다. 이미 개인 짐을 챙기고 선수단과도 작별 인사를 나눴다"며 홍현석이 튀르키예 강호 중 하나인 트라브존스포르로 이적할 거라고 충격 보도를 내놨다.
같은 매체 소속의 레사트 칸 외즈부다크 또한 "트라브존스포르가 홍현석을 18일이나 19일 튀르키예로 데려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행편이 준비 중"이라고 전하며 홍현석의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설을 보도했다.
벨기에 매체 HLN 또한 "헨트는 홍현석이 트라브존스포르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라며 "홍현석은 헨트와의 계약이 1년 남아 있다. 헨트가 최근 몇 달 동안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홍현석이 응하지 않았기에, 이적은 모든 당사자에게 가장 좋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세부 사항을 제외하고 거래가 완료됐다"라며 "헨트는 기본 이적료 450만 유로(약 67억원)와 옵션 50만 유로(약 7억4500만원)를 받는다"라며 홍현석이 옵션 포함 500만 유로(약 74억원)에 헨트를 떠난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빅리그와 연결됐던 만큼 팬들이 실망한 건 당연했다. 그러자 홍현석은 SNS를 통해 "제가 가고 싶어서 가자고 한 겁니다. 에이전트형은 가지 말자고 한 분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튀르키예 이적이 타인의 뜻이 아닌 본인이 원해서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튀르키예 매체 파나틱은 지난 22일 "트라브존스포르의 홍현석 영입이 불확실해졌다. 선수 측의 요청이 충격적인 영향을 가져왔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라브존스포르의 홍현석 이적에 흥미로운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헨트는 이적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후 선수와 연봉에 대해 합의를 마친 트라브존스포르는 홍현석을 클럽으로 데려올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그러나 홍현석 측의 바이아웃 800만 유로(약 119억원) 요구가 트라브존스포르에게 충격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라브존스포르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수 측에 알렸으며 바이아웃 조항이 없어지기를 원하고 있다.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밀고 당기기 끝에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적은 불발됐다. 이대로 헨트에 남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적시장 마감일을 이틀 남겨두고 대반전이 일어났다.
이재성 소속팀 마인츠 이적을 눈 앞에 둔 것이다. 영국 원풋볼은 29일 "마인츠는 헨트에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 홍현석 영입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모든 형식이 완료됐고, 홍현석은 오늘 중으로 마인츠 이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홍현석은 전날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결장했다. 사실상 올 여름 헨트를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였다.
원풋볼은 "마인츠는 이적시장 마감일 전에 선수단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 헨트에서 모든 대회를 통틀어 46경기에 출전한 홍현석은 동료 이재성과 함께 마인츠에서 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또한 "마인츠가 홍현석 영입을 앞두고 있다. 홍현석은 중앙 및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으며 지난 시즌 헨트에서 7골과 도움 8개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독일 최대 축구 전문지 키커도 "헨트 미드필더 홍현석이 마인츠에 합류한다. 발표는 29일에 이뤄질 것이다. 홍현석은 올 여름 마인츠의 가장 비싼 영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현석이 마인츠에 입단한다면 차범근, 박상인, 김주성, 이동국, 차두리, 안정환, 이영표,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박정빈, 박주호, 홍정호, 류승우, 김진수, 정우영, 권창훈, 황희찬, 이재성, 이동준, 김민재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역대 22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마인츠만 놓고 보면 역대 6번째다. 차두리, 박주호, 구자철, 지동원이 과거 마인츠에 몸을 담았고, 현재는 이재성이 뛰고 있다. 홍현석은 이재성과 함께 마인츠에서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2018년 당시 독일 3부리그였던 운터하힝에서 프로 데뷔한 홍현석은 약 6년 만에 독일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분데스리가에 입성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SNS,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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