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열도 종단하는 태풍 '산산'…도요타 공장, 신칸센도 멈췄다

김현예 2024. 8. 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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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일본 남부 규슈에 상륙하면서 사망자 3명을 포함,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자동차 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신칸센과 항공기도 멈춰섰다. 산산은 일본 열도를 세로로 가로지르고 있는데, 이동 속도도 느려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이 상륙한 것은 이날 오전 8시경이다.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로 순간 풍속이 50m/s에 달했다. 달리던 트럭도 넘어뜨릴 수 있는 위력이다.

산산은 시속 15㎞ 속도로 천천히 일본 열도를 종단하는 형태로 이동하고 있어 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산은 오는 30일까지 일본 규슈 지역에 하루 사이 400㎜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요미우리신문은 태풍 영향권에 든 가고시마(鹿児)현과 미야자키(宮崎)현, 구마모토(熊本)현 일대 225만명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제10호 태풍이 29일 오전 일본 규슈지역으로 상륙하면서 비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풍으로 종잇장처럼 구겨진 물체가 전선에 걸쳐져있다. 교도=연합뉴스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NHK에 따르면 지난 27일 아이치(愛知)현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가고시마에선 지난 28일 배를 타던 60대 남성이 바다로 떨어져 행방불명되기도 했다. 돌풍에 깨진 유리 파편에 맞아 다치거나 넘어지는 등 지금껏 집계된 부상자 수만도 74명이다. 규슈 지역 곳곳에선 돌풍으로 지붕이 부서지거나 주택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도요타자동차는 일본 내 14개 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지난 28일부터 중단했다. 당초 하루만 차량 생산을 중단하려 했던 도요타는 산산의 이동 속도가 느린 점을 고려해 30일까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혼다와 닛산 역시 공장을 세웠다.

우체국과 수퍼 등도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규슈지역 고속도로 일부는 통행이 금지됐고, 신칸센과 항공기도 멈춰섰다. NHK는 산산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신칸센 운행이 오는 9월 2일까지 일부 구간에서 중단되거나 지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항공(JAL)은 이날 국내선 256편을, 전일본공수(ANA)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국내선과 국제선 총 193편이 결항한다고 밝혔다.

김주원 기자


태풍의 영향은 일본 정계에도 미치고 있다. 다음 달 27일 실시되는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출마선언을 하려 했던 후보들은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고 나섰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은 당초 30일 출마회견을 하려 했지만, 다음 달 6일로 변경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3) 관방장관도 출마 발표 일정을 다음 달 3일로 미뤘다.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이 발생한 9월 1일마다 매년 실시했던 대규모 재난 대피훈련도 취소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대책 회의를 열고 사전 피난을 당부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태풍 움직임이 느린 만큼 계속해서 호우 피해나 토사 재해, 하천 범람, 폭풍 등에 최대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며 재해 대응 지시를 내렸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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