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PB상품 전성시대’…1초에 티셔츠 40만원치, 7개월 200억원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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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유통사 자체브랜드(PB) 이야기다.
각 편의점을 대표하는 PB 상품은 꾸준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상품 경쟁력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가야 살 수 있다"며 "똘똘한 PB 상품 하나 만들면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2년 PB 상품 비중은 세계 평균 19%였지만 한국은 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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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성장률 전체 (소비재 시장)보다 6배 높아
편의점 홈쇼핑 가전 등 분야도 다양해져
1초에 40만원씩 팔린 무지 티셔츠, 100일 만에 2만대 팔린 냉장고, 7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올린 리얼프라이스….
모두 유통사 자체브랜드(PB) 이야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PB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제조사 상품을 ‘주는 대로’ 유통하던 입장에서 직접 브랜드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획사로 거듭나고 있다. 고물가에 더해 유통업체의 자체 상품 개발력이 발전하면서다. 지난해 PB 시장 성장률은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보다 6배나 높았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새롭게 론칭한 PB 브랜드 ‘머티리얼랩’의 무지 티셔츠를 1초당 40만원씩 팔아 방송 38분간 매출 9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9일 밝혔다.
처음 PB 상품 개발 및 판매를 주도한 곳은 편의점업계였다. 오모리김치찌개, 틈새라면, 연세우유크림빵 등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일으켰던 PB 제품들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 제조사들이 ‘PB 상품을 어떻게 만드냐’며 난색을 보였는데 이제는 PB 상품을 만들어주겠다며 먼저 제안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는 PB 상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GS25는 PB 브랜드 ‘리얼프라이스’를 편의점에 1월부터 본격 도입하면서 7월까지 매출 200억원을 달성했다. 각 편의점을 대표하는 PB 상품은 꾸준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조사 브랜드(NB)와 비슷한 상품을 저렴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하며 차별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젠 편의점뿐만 아니라 홈쇼핑, 가전양판 등 다양한 유통업체가 PB 개발에 힘쓰고 있다. 무지 티셔츠로 대박을 터뜨린 현대홈쇼핑은 다른 소비층을 겨냥한 PB 의류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도 PB 상품으로 유명세를 누린 곳이다. 100일 만에 소용량 냉장고 2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최근엔 1~2인 가구용 가성비 청소기를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상품 경쟁력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가야 살 수 있다”며 “똘똘한 PB 상품 하나 만들면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조사 브랜드의 제품도 좋지만, 지금은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제3의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PB 상품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월 발표한 닐슨아이큐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1.8%)보다 6배 이상 높았다. 과거 한국 소비자들은 PB 상품에 대한 심리적 저항성이 있었다. 2022년 PB 상품 비중은 세계 평균 19%였지만 한국은 3%에 불과했다. 가격만 저렴하고 품질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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