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자액 109조→120조 늘린 배경은 신용평가 빅3 'A 성적표'

고석현 2024. 8.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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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연합뉴스

신용등급 A를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이 투자를 적극 확대한다. 투자 유치가 용이해지고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29일 현대차·기아는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한 트리플 크라운에 대해 “금융시장에서 격상된 위상에 맞춰 더욱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소통하고, 중장기 미래 전략을 차질없이 실행하겠다”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전날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현대 웨이’(Hyundai Way)에 따라 올해부터 2033년까지 12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원 넘게 투자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10년(2023~2032년) 투자계획 109조4000억원보다 10.1%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전기차,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 수소연료전지 등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인베스터 데이 발표에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 중 몇 곳만이 트리플 크라운을 받았는데, 현재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그동안 우려됐던 피크아웃(최고점을 찍었다는 우려)도 종식됐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전략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기아도 2028년까지 3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5조원은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SDV,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에 투입한다고 지난 4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바 있다.

신용평가는 투자자가 돈을 빌려줄 때 원리금을 약속한 대로 돌려받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신용평가 상위 등급을 받을 경우 투자 유치가 용이해진다. 자금 조달시 적용 금리도 낮아져 금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가 추진하는 인도법인 기업공개(IPO)에서도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 받고, 미국 조지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립 비용을 조달할 때도 유리해진다.

3대 신용평가사의 A등급을 받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일본 토요타자동차그룹, 혼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 4곳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 판매 순위 3위인 현대차그룹(730만4000대)이 1위 토요타(1123만3000대)와 어깨 나란히 하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에서 현대차그룹은 9만3천864대(현대차 4만7224대, 기아 4만664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감소했고, 양사 합산 점유율은 0.3%포인트 줄어든 9.2%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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