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하면 탄소발자국 '짠'…핀테크-ESG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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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부는 가운데 핀테크(금융+기술) 업계도 해당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 산업이 제도권에 들어가고 입법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핀테크와 ESG의 접목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기후기술 지원펀드나 핀테크 혁신펀드 등 ESG 펀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린핀테크 관련 정의나 통계가 없다면 지원을 하고 싶어도 말뿐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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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부는 가운데 핀테크(금융+기술) 업계도 해당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 산업이 제도권에 들어가고 입법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핀테크와 ESG의 접목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9일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핀테크의 새로운 영역: ESG’ 세미나에서 “지금까지 핀테크 기업이 송금·결제 기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ESG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집트에서 출시된 ‘탄소 계산기’를 사례로 들었다. 탄소 계산기는 글로벌 결제기술 기업 마스터카드가 이집트 디지털 결제 기업 MDP와 제휴를 맺고 선보인 서비스로 카드결제에 따른 탄소 발자국을 계산, 추정치를 제공한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구매 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면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이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큰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스위스의 토큰증권(STO) ‘트리코인’도 핀테크와 ESG의 접목에 성공한 사례다. 트리코인은 파라과이에 유칼립투스 나무 1000만그루를 심는 프로젝트와 함께 ‘트리’라는 토큰을 발행했다. 1트리는 1그루의 유칼립투스 묘목에 해당하며 약 23달러(3만656원)의 가치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4년여 후 유칼립투스를 목재로 판매하면 수익의 40%를 트리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50%는 추가적인 녹화사업에 쓰인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트리코인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큰 모델”이라면서도 “토큰증권은 아직 법제화가 되지 않아 (국내 도입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일 금융감독원 금융시장안정국 ESG시스템리스크분석팀장은 “(토큰증권 관련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논의하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며 “관련 논의가 다시 일어나고 있는데 22대 국회에선 인프라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SG 영역에서 핀테크의 활약은 환경(E)은 물론 사회(S)와 지배구조(G)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김 팀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신용평가모형이 핀테크 기술로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모형이 개선될 것이고 금감원은 이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선임연구위원도 “은행 계좌 보유율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선 이미 핀테크 기업이 큰 역할을 맡고 있다”며 “중진국이나 선진국에서도 양극화를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핀테크 기술을 통해 지배구조·내부통제 관련 감독당국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선 핀테크 업계의 ESG 사업을 키우려면 ‘ESG핀테크’ 또는 ‘그린핀테크’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그린핀테크는 표준산업분류에 없는 산업인 탓에 초기 스타트업들은 벤처캐피털(VC) 투자를 받거나 출자자(LP)를 설득하기가 어렵다”며 “정의를 명확히 하거나 표준산업분류를 개정하는 등 방법으로 그린핀테크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 선임연구위원 또한 “금융당국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린핀테크가 과연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기술 지원펀드나 핀테크 혁신펀드 등 ESG 펀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린핀테크 관련 정의나 통계가 없다면 지원을 하고 싶어도 말뿐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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