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 넘는 학교에 배치’ 루원시티 주민들…“학교용지 확보하라”
인천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의 학교용지 확보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초 학교 용지로 계획됐던 부지를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6년 상업용지(상업 3블록)로 용도를 변경해 민간에 매각하면서다.
29일 루원시티정상화추진위원회는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편의주의에 빠져 아이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인천교육청과, 개발논리에 빠져 아이들의 학습권을 팔아버린 인천시와 LH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항의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상업 3블록에는 1162가구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이곳엔 초등학교를 신설한다는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시와 LH는 용도를 변경했고, 최근 인천시교육청은 상업 3블록 오피스텔에 입주하는 학생들을 약 1㎞ 떨어진 가석초등학교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상업 3블록과 가까운 가현·봉수초는 이미 과밀 학급 상태이거나 최근 학생 수가 급속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은 고속도로를 지나 30분 이상 걸어서 등·하교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루원시티에 남은 학교 용지는 기존 3곳에서 1곳(봉수초 부지)으로 줄은 상태다. 주민들은 아이들의 학습권이 악화됐다며 크게 반발했다. 루원시티정상화추진위원회 강동호 대표회장은 “그동안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와 학습권 보장을 위해 인천시와 LH, 인천교육청에 초등학교 신설을 요구해 왔지만, 인천교육청이 상업 3블록 오피스텔 건축허가에 동의 의견을 내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석초는 고속도로를 지나 높은 언덕을 넘어 어른 걸음으로 27분을 걸어가야 나오는데 인천시교육청은 행정 규정을 지켰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인천교육청 공무원들은 오늘의 행정편의주의, 공무원 편의주의 결정에 부끄럽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했다. 또 “멀쩡한 초등학교 용지를 상업용지로 바꿔 판 인천시와 LH도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개발논리와 사업자의 이익만 대변하지 말고 루원시티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은 들어달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인천교육청에 “초등학교 신설 공언”과 “가석초에 배치한 상업 3블록 초등생들의 재배치와 초등학교 신설 방안을 상업 3블록 사업자와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인천시와 LH에도 “루원시티에 초등학교 설립이 가능한 용지를 찾아 학교용지를 복원하라”고 주문했다. “루원시티는 상업 3용지 오피스텔 개발 외에도 가정동 5개 단지 개발 등 남은 개발이 남아있어서 학교 신설이 꼭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주민들은 학교 신설을 요구하지만, 루원시티의 개발 계획 등이 확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학교용지를 확보할 수는 없다”며 “학생들을 가석초로 배치한 것도 인근 봉수초는 앞으로 과밀학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가석초는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적정 규모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도 “인천교육청에서 학령인구 검토를 통해 ‘학교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전달돼야 학교용지 확보에 나설 수 있다”며 “루원시티 과밀학급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 LH, 인천교육청과 논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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