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인사 크게 낸 한화…김동관, 수소 신사업 힘줄까
한화가 8월말 인사를 통해 7개 계열사 대표이사 8명에 대한 내정 인사를 발표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역시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 사장 겸직인사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에 이어 네 번째로 한화임팩트 대표를 겸한다. 나머지 세곳에서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한화임팩트에선 투자부문을 책임진다.
수소 사업 드라이브 거는 한화임팩트
한화임팩트는 2014년 삼성그룹과의 '빅딜' 당시 인수한 삼성종합화학이 전신이다. 당초 화학사 성격이 짙었으나 최근 3~4년새에는 신사업 투자에 더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앞서 2021년 8월 사명을 기존 한화종합화학에서 한화임팩트로 바꾸며 화학사가 아닌 투자회사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임팩트 투자부문은 에너지전환(수소), 바이오, 디지털테크 등 3대 분야를 추진하고 있다. 가스터빈 친환경 개조, 수소터빈 개발(한화엔진 대주주) 등에 속도를 내고 있고 바이오나 디지털테크는 투자 초기 단계다.
김 부회장의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 선임은 과거 태양광 사업을 추진한 것처럼 수소 에너지 신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전에는 김희철 대표가 투자와 사업 부문 대표를 모두 겸임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투자 부문 대표를 맡으며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임팩트가 영위한 사업 중 수소 사업을 포함한 혁신사업이 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가 화학 사업이다. 수소를 내세운 친환경 사업이 본격화되면 기초 사업의 비율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화학사업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신사업 다변화가 필수로 떠오른 상태다.
한화임팩트는 일찌감치 부진한 사업의 빈자리를 채워줄 대안으로 수소를 택했다. 2022년 미국 자회사인 '한화H2에너지 USA'를 통해 수소 혼소 개조 기술과 가스터빈 수명·성능 향상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PSM과 네덜란드의 토마센 에너지를 인수했다. 같은해 고려아연에도 4700억원대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호주 등 해외 수소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생산한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재생에너지와 케미칼 부문의 수전해 기술을 연계해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산업용 압축기를 만들던 기술력을 토대로 수소압축기, 고압용기, 냉각장치로 구성된 수소충전시스템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수소 혼소 발전, 선박연료(한화엔진) 등 수소를 활용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임팩트의 향후 투자도 이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은 "김 부회장은 어려운 시장 환경에 직면한 석유화학 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및 신규 투자처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미래 혁신 기술 등 전략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한화임팩트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지분 52.1%를 갖고 있다. 한화임팩트의 가치 상승은 승계 과정 중 세형제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월 인사 크게 낸 한화…김동관 표 '쇄신 드라이브' 이어질까
한화는 최근 4~5년 동안 계열사 대표이사 인선은 8~9월 중, 임원 인사는 10월에 실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화 관계자는 "급변히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로 특정한 시기나 규모에 조건을 두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이번 인사는 예년과 비슷한 시점에 냈지만 규모는 더욱 커졌다. 지난해에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생명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소폭 인사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조선·화학·에너지 등 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대거 바꾸는 인사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임원 인사 폭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2022년과 지난해 한화는 임원 인사에서 1980년대생들을 잇달아 임원 승진시키며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은 바 있다. 1983년생인 김동관 부회장의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의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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