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마중" "마크롱과 식사"…39세 텔레그램 CEO 과거 행적 보니
프랑스 검찰이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39)를 28일(현지시간) 예비기소했다.
두로프는 지난 24일 체포 당시 받았던 12개 혐의 가운데 6개 혐의로 예비기소됐다. 두로프가 공범(방조)으로 예비기소된 혐의는 미성년자 성 착취물 유포와 마약 밀매, 범죄 조직의 불법거래가 벌어진 온라인 플랫폼을 관리한 혐의 등이다. 또 텔레그램 내 불법 행위와 관련한 프랑스 수사 당국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혐의와 자금세탁 등에 대해선 정범으로 예비기소했다고 프랑스 검찰은 밝혔다.
프랑스법은 주요 사건에 대해선 검사가 아닌 수사판사가 수사를 진행한다. 범죄혐의가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 예비기소 처분할 수 있고, 추가 조사를 진행해 피의자의 본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두로프는 일단 500만 유로(약 74억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으나, 프랑스 밖으로 출국할 수 없고 일주일에 두 번씩 경찰서에 출석해야한다.
파리검찰청 사이버 범죄 부서는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수사하던 중 텔레그램의 수사 비협조를 이유로 두로프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았다. 로르 베퀴오 파리검찰청 검사는 “텔레그램에 용의자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어떠한 응답도 받을 수 없었다”며 “프랑스검찰이 문의한 결과 다른 유럽 검찰도 동일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두로프의 변호인 다비드 올리비에 카민스키는 “대표 자신과 관련이 없는 데도 이를 범죄 행위에 연루짓는 건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프랑스 법원은 두로프와 함께 텔레그램을 공동 창업한 형 니콜라이 두로프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형 니콜라이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도 두로프에 집착”
두로프를 둘러싼 프랑스와 미국 등 각국의 애증도 재조명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르몽드는 두로프가 2021년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하기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2018년에는 마크롱이 두로프와 점심을 먹으며 텔레그램 본사를 파리로 옮기라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특별절차를 거쳐 두로프가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마크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
2017년에는 프랑스 정보당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과 함께 ‘퍼플 뮤직’이란 작전명으로 두로프의 전화를 해킹했다고 한다.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텔레그램으로 사람을 모집하고 공격을 논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프랑스는 장관급 이상 고위직은 지난해부터 텔레그램 사용을 금지하고 프랑스에서 개발한 메신저 앱 ‘올비드(Olvid)’만 사용하도록 했다.
미국의 두로프에 대한 집착은 프랑스 못지 않았다고 한다. 두로프는 올초 인터뷰에서 “미국에 갈 때마다 공항에 FBI 요원 두 명이 마중 나와 질문을 하곤 했다. 한 번은 텔레그램의 엔지니어를 데리고 갔더니 FBI 요원들이 나 몰래 엔지니어를 고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더 복잡하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전신에 해당하는 프콘탁테(Vkontakte)의 메시지 해독을 위한 키(key)를 넘겨달라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요구를 거부하며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는 텔레그램을 통한 선전전에 나섰고, 최근 프랑스의 두로프에 대한 수사를 맹비난하고 있다.
한편 두로프는 아들 학대 의혹으로도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고 사건을 잘 아는 소식통이 AFP 통신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두로프가 2017년 태어난 아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며 지난해 두로프의 아내가 고발했다고 전했다. 두로프의 아내는 스위스에 살고 있으나 해당 사건은 파리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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