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난 솔직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

김경년 2024. 8. 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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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토로... 최근 의료 대란 놓고 "원래 그랬다"

[김경년 기자]

▲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를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소 등 3대 역사기관의 수장과 독립기관장 등이 잇달아 친일 성향의 뉴라이트 관련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고 일고 있는 가운데 최고 인사권자가 뉴라이트를 모른다고 말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이후 뉴라이트 인사가 자주 등용돼 야당이 친일 정권이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지난 27일 국회 운영위에서 '대통령도 혹시 뉴라이트냐'는 질문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통령께서는 아마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계신다"고 답변한 것을 확인해 주는 대답이다(관련기사: 윤석열 '의문의 1패'? 김태효 "대통령, 뉴라이트 의미 정확히 모를 것"

https://omn.kr/29ydu).

윤 대통령은 인사 과정에 대해 "장관이 위원회를 거쳐 1번으로 제청한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 제가 잘 알지고 못하고"라며 "신변에 관한 재산 문제나 비위가 없는지 검증해서 별문제가 없으면 그냥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정부의 입장하고 관련 있는 인사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뉴라이트 얘기가 요새 많이 나오는데, 저는 솔직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며 아래와 같이 덧붙였다.

"서로 뉴라이트를 언급하는 분마다 정의가 다른 것 같아서, 우파인데 좀 진보적 우파를 말하는 건지 뭔지 처음에 나올 때는 그런 식으로 들었는데 요새는 뉴라이트에 대해 언론에서 제가 그동안 본 거 하고는 다른 정의가 나와서 그건 잘 모르겠고, 우리 정부의 인사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그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역량 두 가지를 보고 하고 있다. 다른 무슨 뉴라이트냐 이런 거 안 따지고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광복회 외 독립 관련 공법단체를 추가 지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광복절 행사에 불참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애국자의 유족들이 모인 단체에 대해서 보복하고 할 일이 있겠냐"고 즉답을 피했다. 정부는 최근 광복회의 내년 예산을 6억 원 삭감하기도 했다.

"반국가 세력은 국내에 있는 반국가, 종북 세력들"
▲ 질문받는 윤석열 대통령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최근 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언급한 '반국가 세력'이 야당을 말하는 거냐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간첩 활동을 한다든지 또는 국가 기밀을 유출한다든지 또는 북한 정권을 추종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아주 부정한다든지 하는 그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25 때도 북한군이 남침했을 때 국내에 있는 반국가, 종북 세력들이 정말 앞잡이를 하면서 우리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데 많이 가담했다"라며 "제가 8·15 때 말씀드린 것도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외교·안보 라인 교체에 대해서는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앉히기 위해 전격 단행됐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외교·안보·경제 현안들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외교·안보 특보가 필요해 단행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즉, "리베로와 같은 자유로운 위치에서, 해외를 자주 다니면서, 어느 정도의 보안도 유지해 가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고위직 직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라며 "외교관이면서 안보 문제에 정통한 장호진 실장을 특보로 임무 부여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다 보니 정부 출범 후 안보실장 세 분이 외교통이어서 이번에는 국방 전문가를 모시기로 했고, 가장 적임자(김용현 경호처장)가 국방부 장관으로 오는 것"이라며 "김용현 후보자는 이 결정을 빨리 안 했으면 아마 신원식 현 장관이 조금 더 하고 아마 뒤에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상병 사건 청문회 외압 실체 없는 것 드러나... 수사도 잘 되고 있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4.8.29
ⓒ 연합뉴스
채상병 사망 사건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지난번 청문회를 방송을 통해 잠깐잠깐 봤는데, 이미 거기서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공수처 수사에 대해서도 "어떻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지난번 경찰에서 아주 꼼꼼하고 장기간 수사해서 수사 결과를 책 내듯이 발표했고, 제가 볼 때는 언론에나 많은 국민이 수사 결과에 대해서 특별한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방식이나 장소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특수검사이자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조사 방식이라는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니고, 예를 들어 영장을 발부받아서 강제로 하는 것이라면 하겠지만 모든 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 조사"라며 "저도 전직 대통령 부인, 전직 영부인에 대해서 멀리 자택까지 찾아가서 조사를 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또 "수사 처분에 관해선 제가 언급 안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라며 "더구나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구나 언급 안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제2부속실 설치 문제에 관해서는 "지금 준비 중인데 장소가 마땅한 곳이 없다"라며 "장소가 잘 준비되면 부속실이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도 "여야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문제를 연관 짓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해주면 임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8.29
ⓒ 연합뉴스
"의료 현장을 가봐라,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의료 개혁으로 인해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의대 증원에 대해서 완강히 거부하는 그런 분들의 주장을 지금 말씀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응급실 뺑뺑이 심화 등 의료 붕괴를 우려하는 세간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의식을 보여줬다.

이어 "특히 지역의 종합병원 등을 가보시라"며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만 현장의 의사, 간호사 또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서 정말 헌신적으로 뛰고 계시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의료 대란으로 일컬어지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해서는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라며 의대 증원 정책을 옹호했다.

이어 "지방 종합병원이나 공공병원을 가 보면 응급실 응급의학과 의사가 거의 없는데, 의료 개혁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원래부터 그랬다"라며 "그분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그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수가를 개선해야 하고 행위수가제도 개선해야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그런 걸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우리가,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지금 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며 기존 의료개혁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라며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은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주목됐던 연금 개혁 "구체안은 조만간 발표할 것"

한편, 이날 주목을 끈 연금 개혁 문제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 대신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원론적인 언급만 이어갔다. 그리고 조만간 구체적인 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하고, 그래야 청년들에게 '우리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라며 "장기간 지속 가능한 개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금 소진 연도를 8∼9년 늘리는 모수 조정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공약으로 내건 기초연금 40만 원은 임기 내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일본과 성과 비교 '눈길'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9
ⓒ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정브리핑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경제 회복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일본과 비교해서 눈길을 끌었다. 경제 실적을 강조해서 최근 거세지고 있는 친일 정권 논란을 무마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하고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의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 2.6%에 이어 주요 선진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콕 집어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라며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는 2026년 우리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 상반기 수출 실적에 대해서도 일본과 비교하며 "2008년 한일 수출 격차가 무려 3600억 달러에 달했고 2021년까지도 천억 달러를 웃돌았는데, 불과 3년 만에 일본을 턱밑까지 따라잡고 이제 세계 수출 5대 강국의 자리를 바라보게 됐다"라며 "과거에는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이 눈앞의 현실이 된 것"이라고 감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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