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기의 뷰포인트]중국 자동차산업의 지정학

2024. 8. 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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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약 73억유로(약 11조원)에 달했다.

그런데 독일 정부는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므로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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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BMW 올해 中에 25억유로씩 투자
지정학 리스크에도 최대 시장 매력
애국심 기반 내수 성장하는 中 기업들
서방 규제로 세계시장 지배 한계

독일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약 73억유로(약 11조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투자액 65억유로(약 10조원)를 상회했다. 주로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투자를 주도했는데, 올해 폭스바겐과 BMW는 각각 25억유로(약 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런데 독일 정부는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므로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규모이다. 2008년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다. 2023년 신차등록 상황을 보면 중국이 2580만대, 미국 1546만대, 유럽 1285만대, 인도 410만대, 일본 399만대 순이다. 이런 중국 시장을 외면하다가는 이익의 상실은 물론이고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놓칠 위험도 있다.

한편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계 합작기업이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기업에 밀렸다. 2020년 한국차의 시장점유율은 7%, 2024년 현재 약 2%에 불과하다. 중국차는 같은 기간 43%에서 62%로 증가했다. 미국차는 12%에서 7%로 하락하고, 독일차도 19%에서 16%로 감소했다. 이런 변화의 한 원인은 중국인의 애국심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매섭게 견제하는 현실을 본 중국 소비자들이 외국계 회사의 차 구입을 주저했을 것이다. 한때 중국 시장에서 큰 활약을 했던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중국 사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원인은 기술의 혁명적 변화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전기차 같은 신에너지차(NEV)의 판매 비중이 내연기관차를 앞섰다. NEV는 테슬라를 제외하고 중국산이 외국계 합작사와 비교해 그 점유율이 7배 정도로 압도적이다. 대부분의 외국계 합작사는 내연기관차에 집중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NEV를 선호하고, 외국계 합작사의 기술경쟁력이 밀리면서 시장구조가 크게 변했다. 중국이 기술경쟁에서 앞서가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크게 작용했다. 2023년 상장기업 중 국가보조금 수령 10대 기업 중 CATL이 1위, 상하이 자동차가 2위, BYD가 8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리스크를 줄이라는 요구를 독일기업들이 수용하기 힘들다. 중국과 대만의 전쟁 확률을 높지 않게 보기 때문이다. 혁신적 기술발전이 이뤄지는 세계 최대 시장을 버린다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으로 그들은 인식하는 것이다. 불확실한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현실적 이익과 미래의 전략을 우선시한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제패할까. 여기에는 중국이 직면한 국제적 현실이 큰 장벽이 되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 전기차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서방 기업들은 중국 자동차 부품 기업들에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 동유럽, 멕시코 등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과거 일본차들이 미국 시장에 대거 진출했을 때 일본차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일본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1981년 이후 일본 기업들은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대거 이전했다. 뒤처졌던 미국기업들은 생산기술을 발전시키고 추격했다. 일본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미국과 독일 기업들을 제거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여러 국가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시장 확대를 규제하고, 비중국 기업들이 기술격차를 줄이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시장 지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지정학이 작동하는 것이다.

김동기 달러의 힘 저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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