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청년 위한 연금개혁할 것…국가가 지급보장 명문화"(종합)

서소정 2024. 8. 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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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의료 등 4대 개혁 반드시 이뤄낼 것"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 불러와"
"국민연금 세대별로 인상 속도 차등화"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3일 첫 국정 브리핑에서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했으며, 이날 두 번째 브리핑에서는 4대 개혁 성과와 향후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4대 개혁 추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완수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개혁 과정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만 따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정부가 개혁에 실패하고 또, 개혁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꼭 필요한 구조개혁이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은 이유"라고 지적했다.

尹 "개혁과정 험난한 여정…쉬운 길 가지 않겠다"

윤 대통령은 "저는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면서 "국민께 약속드린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국민연금은 '세대별 인상률 차등화'와 '재정 안정화 장치 도입'을 제안했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그간 논의의 중심이 됐던 모수개혁만으로는 연금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방안을 담았다.

특히 핵심은 세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 적용해 세대 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안이다. 윤 대통령은 "연금이 지속가능하려면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보험료율 13~15% 인상 시 장년층은 10년에 걸쳐 인상률에 도달하도록 하고, 청년층은 20년에 걸쳐 인상률에 도달하도록 해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하는 구조로 바꾼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모수조정과 함께 기금수익률을 높이고, 자동 안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의 장기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금고갈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산과 군 복무로 인해 연금 가입 기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크레디트도 더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연금과는 별개로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서 기초연금은 월 40만원을 목표로 임기 내 인상을 약속했다.

"기초연금 월 40만원 목표로 임기 내 인상"

윤 대통령은 "현재 1인 가구 기준 월 71만원의 생계급여를 받는 어르신들은 기초연금을 받게 되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이게 된다"면서 "어르신들의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감액하던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개혁안을 발표하겠다"면서 "연금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국회도 논의구조를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의대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개혁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2026년 의대증원을 둘러싸고 여야에서 다양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지만, 필수·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역에 차별 없이 공정하게 보장하기 위한 개혁"이라며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전문의·PA간호사 중심으로"

윤 대통령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은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의학교육 선진화 방안,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방안 등을 통해 좋은 의사가 많이 배출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의료계가 2025학년도 정원 자체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고,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안까지 제안했지만,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고 의료 이용 체계를 정상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권역 중추병원과 2차 병원, 필수의료센터를 육성하고, 지역인재 전형 확대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며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 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들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과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 당근책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중증, 응급을 비롯한 필수, 지역의료 수가를 대폭 개선하겠다"며 "비급여와 실손보험을 개편해 왜곡된 보상구조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또 "의료인 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통해 피해자는 충분히 보상받고, 형사처벌 특례를 도입해 의사가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 중심의 재원 조달에서 벗어나, 의료인력 양성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와 지역, 필수 의료 기반 확충에 향후 5년간 10조 원의 재정을 투자하겠다"며 대규모 재정 투입 계획도 다시 확인했다.

"내달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추진단 발족"

또 저출생·고령화 대비를 위해 신설을 예고한 인구전략기획부 관련해서는 "9월 범부처 합동으로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추진단'을 발족시켜 조직, 인사, 예산 등 관련 제반 사항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구 위기 대응 전략은 교육, 의료, 고용, 주거, 복지를 비롯해 다방면에 연계된 과제"라며 "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인구전략기획부’가 조속히 출범해야 한다"고 국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지역 균형발전이 인구문제의 근본 해결책"이라며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 요건은 결국 사람과 기업이 지역으로 오게 하는 것이고, 그 키는 바로 정주 여건"이라고 했다. 정주 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 의료라는 게 윤 대통령 생각이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교육개혁에 대해선 다양성 확대와 선택권 보장, 기회의 사다리가 돼주는 공정한 교육, 과도한 경쟁 압력 해소를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교육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는 ‘퍼블릭 케어’를 하루빨리 안착시키겠다"며 "늘봄학교는 2026년까지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해서 희망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외에 인공지능(AI) 교과서를 도입해 맞춤형 학습,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원하고, 지방 교육 혁신의 견인차가 될 글로컬 대학 육성, 학과와 전공의 벽을 허무는 전공자율선택제 확대에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두고는 "불합리한 관행과 낡고 획일적인 제도로는 경제의 역동성을 높일 수 없고 근로자를 제대로 보호하기도 어렵다"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동약자 보호에 무게를 뒀다.

"체코 원전, 최종 계약 성공적 마무리 직접 챙길 것"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세일즈 외교도 적극 펼쳐왔다고 소개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지난 7월 24조원 규모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곧 체코를 방문해서 최종 계약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데 대해서는 "국민들이 원하시는 곳에 제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국민들께서 주택 걱정을 하시지 않도록 42만7000호 규모의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 향후 6년간 연평균 7만호를 추가 공급해 과거 평균 대비 약 11%의 공급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어려움에 처한 것을 언급하면서 "내수 경기를 살려서 소상공인·자영업자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겠다"며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서 발표된 전통시장 소비 촉진,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동행축제 할인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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