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의 외교사령탑 고든 주시…"기존 사고 깨는 동맹파"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 참모인 필 고든(61) 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차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든이 새 행정부의 외교정책 설계자이자 외교정책 결정의 핵심 집행자가 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전직 미 고위 관계자는 신문에 “(해리스는) 그를 정말 신뢰한다”며 “그는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 부통령과 함께 있는 마지막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럽·중동 전문가인 고든은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미국의 대외 개입엔 신중한 접근법을 취한다고 한다. 일례로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을 내렸을 때도 여성 인권과 난민 위기 등을 이유로 소수 병력을 잔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편 것으로 파악됐다. “해리스는 최종적으로 바이든의 철군을 지지했으나, 이후 아프간 내부 상황은 고든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현직 미 관리들은 입을 모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중동조정관으로 있으면서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 축출에 비관적 의견을 낸 것도 고든의 성향을 짚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이런 신중론은 당시 존 케리 국무장관과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WSJ는 여러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고든은 동맹국과의 협력, 주권 수호,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 보장, 인권 등 워싱턴의 핵심 원칙을 믿는다”며 “하지만 미국이 무력으로 민주주의를 건설하거나 의지력만으로 적을 설득해 협상을 타결하는데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기존 외교정책의 사고에 대해선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고든은 인권과 주권 문제에 대해선 확고한 신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9년 빌 클린턴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유럽 담당 국장으로 근무할 때 그는 세르비아의 인종 학살(제노사이드)을 이유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코소보 공습을 지지했다. 마찬가지로 2013년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로 민간인 1400명을 살해하자 시리아 폭격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주권을 침해한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유럽 문제를 연구해온 그는 2018년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선 구체적인 대러시아 압박책까지 꺼냈다. 당시 그는 각종 경제제재와 함께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한 러시아발 가짜뉴스 퇴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민감한 정보 흘리기 등을 거론했다.
다만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에 대한 고든의 시각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와 관련,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대외 정책에 전문성이 부족한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측근 그룹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인권 등 전통적인 민주당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고든이 중용되면 중국과 북한의 인권 문제가 강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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