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붕괴시킬 태풍 왔다" 산산 상륙한 日, 225만명 피난 지시
강풍과 호우를 동반해 사상 최강 위력으로 평가받는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8시경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다.
오전 8시 현재 태풍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이다.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4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6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예상 최대 순간 풍속은 규슈 남부가 초속 70m, 규슈 북부와 아마미 지방은 초속 60m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m는 주택이 붕괴할 수도 있는 강한 바람이다.
오후 6시까지 예상되는 24시간 최대 강수량은 규슈 남부가 600㎜, 규슈 북부 400㎜, 도카이와 시코쿠 300㎜이다. 특히 규슈 남부에서는 30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4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총 강수량이 많은 곳에서는 100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규슈에 상륙한 태풍은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에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커졌다"며 폭풍 특별경보 등을 발령했다. 태풍에 따른 특별경보 발령은 2022년 9월 '난마돌' 이후 약 2년 만이다.
특히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가 시속 15㎞에 불과할 정도로 느려 호우나 폭풍의 영향이 오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 명령이 내려졌다. 아울러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4200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강풍과 폭우로 인명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6시까지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서 총 39명이 다쳤으며 가고시마현에서는 1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풍에 넘어지는 등의 사고로 미야자키현에서 30명, 가고시마현에서 9명이 각각 부상을 입었다.
가고시마시에서는 전날 밤 가고시마항 부두에 있는 소형 배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지면서 행방불명됐다.
앞서 27일 밤 아이치현 가마고리시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내린 많은 비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일가족 5명이 매몰되기도 했다. 이 사고로 70대 부부 등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미야자키시에서는 돌풍으로 날아온 물건에 집 유리창이 깨지거나 창고 지붕이 훼손되는 등 피해 사례가 160여건 보고됐다.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태풍으로 휴교했다.
교통편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산요 신칸센은 히로시마-하카타 구간 고속열차 신칸센 운행을 이날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중단한다.
도쿄역과 신오사카역 구간을 운행하는 도카이도 신칸센은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태풍 상황에 따라 신칸센 운행을 중단할 수도 있다.
항공편도 무더기 결항이 예상된다. 일본항공(JAL)이 이날 국내선 265편, 전일본공수(ANA)는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국내선과 국제선 총 193편을 결항할 방침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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