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시작됐다" 파리 패럴림픽, 12일간 여정 시작

박장식 2024. 8.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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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콩코르드 광장서 '역설' 주제로 개막식... 한국, 탁구 등 최다 종목 출전

[박장식 기자]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기수 최용범(카누)을 선두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랑스의 역사를 넘어 화합을 상징하는 콩코르드 광장이 한계를 뛰어넘은 최고의 무대에 서는 영웅들을 위한 축하의 자리로 거듭났다.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전 3시부터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2024 파리 패럴림픽이 12일 간의 여정의 막을 올렸다. 쾌청한 파리의 저녁 날씨 아래 펼쳐진 개막식은 2024 파리 올림픽처럼 야외에서 치러졌다.

파리 올림픽 때는 센 강 위 배를 타고 선수단이 입장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진 샹젤리제 거리를 선수단이 걸어서, 또는 휠체어를 타고 입장했다.

대한민국, 36번째로 입장... 첫 공연 주제는 '역설'

패러독스(역설)을 주제로 한 이번 개막식은 패럴림픽 수영 선수인 테오 퀴랭이 출연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인 '프리주'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던 그는 프리주로 차량 전체가 장식된 택시를 만들어 패럴림픽 선수들을 태우는 것으로 그 가치를 실현해낸다.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이에 맞춰 불협화음을 주제로 공연이 펼쳐졌다. 칠리 곤잘레스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여러 장애인, 비장애인 무용가들이 춤을 추었다.

그때 테오 퀴랭이 프리주가 가득한 택시를 몰고 콩코르드 광장에 나타난 뒤 무대에 합류하자 축포가 터져 나왔다. 모두가 함께 2024 파리 패럴림픽의 시작을 축하하며 무대를 이어나갔다. 프랑스의 싱어송라이터 크리스틴 앤 더 퀸즈의 공연 속에 선수들은 비로소 서로를 끌어안고 함께 춤추며 화합했다.

이윽고 선수들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콩코르드 광장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이 맨 처음 입장한 데 이어, 대한민국은 36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17개 종목에서 83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한민국은 기수로 나선 카누의 최용범(도원이앤씨) 선수가 갓을 쓰고 태극기를 흔드는 등 한국의 멋을 보여주었다.

차차기 패럴림픽 개최국인 호주, 차기 개최국인 미국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개최국인 프랑스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노래 '레 샹젤리제'가 흘러나왔다.

다섯 선수가 함께 밝힌 성화... 9월 8일까지 여정 이어져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축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2부 공연은 '나의 능력'을 주제로 펼쳐졌다. 장애인 선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 흐른 데 이어, 한쪽 팔이 없는 장애인 가수인 뤽 브루예르(럭키 러브)가 공연을 펼치고 나섰다.

이어진 공식 연설에서 토니 에스탕게 파리 2024 조직위원장은 "오늘 밤엔 바스티유 습격도, 단두대도 없을 것이다. 오늘은 선수들의 혁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라며 지난 올림픽 개막식을 에둘러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열광적인 순간을 다시 맞이할 것이다. 우리의 혁명이 오늘 저녁 시작한다"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 역시 "세계적으로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하나 되는 유대감을 형성해야 한다"며 프랑스 국기 속 자유와 평등, 박애 정신을 언급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앤드류 파슨스의 인사에 화답해 2024 파리 패럴림픽 개회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제 성화가 들어올 차례. 개선문에서 출발한 성화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수영 선수 플로랑 마노두의 손을 통해 콩코르드 광장으로 들어왔다. 플로랑 마노두는 2008 베이징 패럴림픽 휠체어 테니스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미카엘 제레미아즈에게 전달됐다.

이와 함께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가 흘러 나왔다. 이탈리아의 휠체어펜싱 선수 베베 비오, 패럴림픽에서 17의 메달을 딴 미국의 옥사나 마스터스, 독일의 멀리뛰기 선수 마르쿠스 렘까지 성화가 전달되는 한편, 무용수들이 성화를 들고 패럴림픽의 앰블럼인 '아지토스'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마르쿠스 렘은 콩코르드 광장을 빠져나가 파리 올림픽의 성화가 점화됐던 튀를리 정원으로 향했다. 성화는 휠체어펜싱에서 10개의 패럴림픽 금메달을 딴 크리스티앙 라쇼에게, 그리고 패럴림픽에서 20개의 금메달을 딴 수영 선수 베아트리스 에스에게 연이어 전달됐다.

다섯 명의 선수가 최종 점화자가 됐다.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인 알렉시 앙캥캉, 시각장애 육상 선수인 낭트냉 케이타, 장애인 육상 선수인 샤를 앙투안 쿠아쿠, 수영 선수 엘로디 로랑디, 장애인 탁구 선수인 파비앙 라미로다.

다섯 명의 선수들이 일제히 붙인 성화의 불은 다시 열기구에 옮겨 붙으며 둥실 떠올랐다. 그렇게 2024 파리 패럴림픽의 개막식이 마무리되며, 9월 8일까지 12일 동안 선수들이 만들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2024 파리 패럴림픽은 182개국에서 출전한 4400명의 선수들이 22개 종목의 549개 세부 종목에서 경기를 치른다. 대한민국 선수단도 보치아, 탁구를 비롯해 역대 최다 종목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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