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 이어 中 드라마·영화도 시청 금지…"처음 있는 일"
북한이 최근 중국의 영화, 드라마 등을 불순 녹화물 목록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남한 노래와 영화, 드라마와 달리 중국 녹화물 단속을 거의 하지 않았던 북한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8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5월 말에서6월 초 쯤 지정한 불순 녹화물 목록에는 남한 노래와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중국, 인도, 러시아의 영화와 드라마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역사관과 관련한 내부 강연녹음물을 듣지 말라는 지시도 내려졌다고 한다.
시청 금지 목록에 포함된 중국 영상은 '양산백과축영대', '남자의 매력', '상해에 온 사나이', '무예전', '형사경찰' 등으로 홍콩 혹은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들이다. 북한에서는 안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작품들이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에 "중국 녹화물의 금지 목록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 영화와 달리 봐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중국 영화와 연속극이 불순 녹화물로 지정된 것에 놀랐다"고 했다.
또 "얼마 전 각급 당 조직과 사법기관에 주민들이 '중국의 역사관'과 관련한 강연 녹음물을 듣거나 유포시키지 못하게 하라는 중앙의 지시문이 내려온 것을 확인했다"라고도 전했다. 지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군당위원회 지도원들 대화에서 중국이 역사 왜곡을 했다는 사실이 발단됐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소수민족의 지방정권 역사로 왜곡하는 등 '동북공정'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북한에선 남한 문화를 차단하기 위해 만든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근거로 한국 영화를 유포한 주민을 공개처형한 바 있다. 통일부가 27일 발간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이 차례로 제정된 후 주민들의 남한 문화 접근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극심해졌다. 황해남도 출신 한 탈북민의 증언에 따르면 2022년 22세 농장원이 남한 노래 70곡을 듣고 영화 3편을 본 뒤 7명에게 유포했다는 이유로 공개처형됐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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