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빨대 도입 스벅의 '친환경 위선'…CEO는 전용기 출퇴근?
스타벅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니콜이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시애틀 본사까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출퇴근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타벅스의 '친환경 위선'이 질타를 받고 있다. 종이 빨대 사용 등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약속한 그간 스타벅스의 행보가 모순이라는 이유에서다.
29일 영국 BBC,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내달 9일 취임하는 새 CEO의 근무 요건에는 '전용기 출퇴근'이 포함돼 있다. 스타벅스가 공시한 새 CEO 제안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니콜이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의 집에서 1000마일(약 1609㎞) 떨어진 시애틀 본사까지 출퇴근할 수 있도록 전용기를 제공한다. 미국 연방항공청 등록부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자회사 스타벅스 캐피탈 에셋리스에서 2007년식 걸프스트림 G550 제트기를 보유하고 있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지난해 초부터 적어도 주 3일은 출근토록 하는 스타벅스의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에 따르는데 니콜에도 적용될 경우, 최소 일주일에 6번씩 전용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셈이다.
유럽의 청정 교통 옹호 단체인 트랜스포트 앤 엔바이론먼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제트기는 한 시간에 2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유럽연합(EU) 시민 1명의 1년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8.2t의 4분의 1을 1시간 만에 배출하는 것이다. 개인 제트기의 경우 상업용 항공기에 비해 적은 연료를 소모하지만, 승객 수가 작은 점을 고려할 때 이동하는 거리당 약 10배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니콜의 근무 조건이 보도되자 그간 친환경 정책을 펼쳐온 스타벅스의 위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매체에선 "니콜 신임 CEO에 대한 개인 전용기 특혜는 최근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새로운 컵을 출시한 스타벅스의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행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CNN), "(니콜의 전용기 사용은) 스타벅스가 추구해 온 친환경 의제에 대한 조롱"(가디언)이라는 등의 평가가 나왔다. BBC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가 배출한 탄소 배출량이 가난한 50%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두 배 더 많다"는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지적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앞서 '넷제로 전환' 이니셔티브의 창립 멤버로 참여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도 약속한 바 있다. 공식 홈페이지엔 "미래에 대한 우리의 비전은 지구에서 취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는 자원 포지티브가 되는 것"이라며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글이 적혀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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