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없이는 승리 없다” 미 대선 승부처 급부상

임성수 2024. 8. 29. 0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남부 조지아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은 두 후보 얼굴을 편집한 모습.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조지아주가 민주·공화 양당의 사활이 걸린 승부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지아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지만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맹렬하게 지지세를 얻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당대회 이후 첫 유세지로 조지아를 선택했다. 쫓기는 처지가 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냉랭한 관계였던 조지아 주지사와 급하게 화해를 시도하며 텃밭 사수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의 공항에 도착하는 가운데 선거 유세 버스가 활주로에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조지아에서 1박2일 버스 투어에 나섰다. 버스 투어는 29일 서배너에서 집회로 마무리된다. 해리스 캠프는 “(서배너는) 흑인 유권자와 노동계급 가정이 많은 농촌, 교외, 도시 등 다양한 유권자 연합을 대표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캠페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해리스가 여러 경합주 중에서도 조지아를 전당대회 이후 첫 유세지로 선택한 것은 그만큼 대선 승리를 위해 절실한 주이기 때문이다. 1992년 대선 이후 조지아에서 승리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에서 여론조사 예측을 뒤집고 1만2000표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신승하면서 대선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바이든이 2020년 대선 당시 마지막 유세를 한 지역도 조지아다. 뉴욕타임스는 “해리스의 이번 방문은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가까스로 승리한 주를 지킬 수 있다는 조지아 민주당원들의 낙관론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해리스 캠프는 조지아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면 백악관 입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역대 민주당 후보들은 조지아에서 별다른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최근 해리스로 후보가 교체된 이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박빙 경쟁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 분위기도 달라졌다. 워싱턴포스트가 조지아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13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가 3%포인트 여전히 앞선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교체된 이후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여러 선거전문사이트도 조지아를 ‘트럼프 우세’에서 ‘경합주’로 변경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원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손이 닿지 않는다고 우려했던 주(조지아)를 전당대회가 끝난 뒤 방문하는 것은 ‘고위험, 고보상’ 전략”이라며 “선거일까지 약 두 달이 남은 상황에서 해리스와 월즈가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조지아에서 유세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해리스가 노리는 표심은 조지아 남부에 집중된 흑인 유권자와 인구 구성의 변화다. 조지아는 최근 전체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흑인 유권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민주당에서 이탈했던 흑인 유권자를 결집할 경우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로즈빌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조지아는 내줄 수 없는 지역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11월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주에서 단합된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현재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같은 당 소속 켐프 주지사를 수차례 비난하며 설전을 주고 받았다. 2020년 대선 당시 패배한 선거 결과를 뒤집으라는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비난이었다. 하지만 해리스 상승세가 계속되자 다급하게 반(反) 민주당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조지아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며 조지아를 탈환하는 것이 대선 승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미 조지아 주도인 애틀랜타뿐만 아니라 대도시 외곽 지역을 샅샅이 훑으며 선거 운동을 한 상태다. 해리스 등장 이후 조지아에 TV광고도 쏟아붓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소셜미디어 조지아에서 승리를 강조하며 “우리 당의 성공과 우리 조국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선거일 전까지 조지아에서 수차례 더 유세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의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될 만큼 조지아에 대한 미련이 크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