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서 품귀" 머스크 다이어트약 '위고비' 10월 한국 온다

김경미 2024. 8. 29.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여성이 병원에서 처방 받은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직접 투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들이 세계 4위 시장인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CEO)가 체중 감량 비법으로 꼽은 ‘위고비’는 이르면 오는 10월 국내에 상륙한다. 위고비보다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마운자로’도 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으며 출시 일정을 검토 중이다. 이들에게 안방을 내주게 된 국내 제약사들은 새로운 게임체인저 출시를 목표로 K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 점찍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노디스크는 오는 10월 한국에 위고비를 출시하기로 하고 품질관리·유통을 담당할 협력 업체들과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21년 6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GLP-1)과 유사한 성분(세마글루타이드)으로 만들어진 주사제다.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에 따르면 위고비는 이 회사의 기존 비만약인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뛰어나다. 삭센다는 지난 2019년부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지난해 점유율 37.5%)를 지키고 있는 제품이다.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번씩, 6개월에서 1년간 투약하면 평균 10% 가량 체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투약해야 하는 삭센다보다 더 간편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셈이다.

국내에서 삭센다를 처방 받을 경우 한 달에 약 50만원이 드는데, 현재 위고비의 미국 내 접종 가격은 월 4회 기준 약 1300달러(약 170만원)다. 비싼 가격에도 위고비는 뛰어난 효과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부터 덴마크를 비롯해 프랑스, 아일랜드, 미국에서 기존 공장을 증설하고 신규 설비를 짓는 등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위고비가 출시된 국가는 미국, 덴마크, 영국, 독일 등 8개국에 불과하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로이터=연합뉴스


위고비 vs 마운자로…국내서 2차전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국내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는 시장 선점을 위한 목적이 크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일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마운자로는 임상실험 결과 체중 감량 효과가 최대 22.5%로 나타나 위고비보다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작용은 구토, 설사, 복통, 우울증 등으로 위고비와 유사하다.

한국은 미국, 브라질,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비만 치료제 시장이다. 제약·바이오 분석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1780억원 규모로 연평균 7.3%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110억 달러(약 15조 3000억원)로 집계된다.

그간 삭센다와 젭바운드로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이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국내에서 맞붙게 됐다. 일라이일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존 주사기 일체형 제품보다 40% 저렴한 앰플형 젭바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주사기로 앰플 속 주사액을 직접 채워 투약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곧 도입될 전망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전망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블룸버그]

속타는 국내 업체들


위고비 상륙 소식에 국내 비만치료제 업체는 긴장 상태다. 이미 국내에서 시판 중인 비만치료제 제품은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이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진행하며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 이 제품은 위고비와 같이 일주일에 한 번 투약하는 주사약 형태다. 한미약품은 2년 내 임상을 마치고 오는 2027년에는 제품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먹는 희귀비만증 치료제 ‘LB54640’를 개발하고 지난달 임상 2상을 시작했다. 뇌 시상하부가 손상돼 식욕 제어가 힘든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지난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와 1400억원 규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LB54640은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업계에서 기술 수출 최대 선급금을 기록한 유망 신약 물질”이라며 “파트너사인 리듬파마슈티컬스와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미용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관련 R&D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