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가리왕산을 국가정원으로”… 정선군, 사업 추진 팔 걷었다

서승진 2024. 8. 29.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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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계획 용역 자료 산림청 제출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 주변에 운해가 펼쳐져 있다. 정선군 제공


‘겹겹이 둘러싸인 산맥이 마치 밀려오는 푸른 파도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는 뜻의 ‘벽파령’(碧波嶺).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의 또 다른 이름이다.

해발 1381m 높이의 가리왕산 하봉 정상에 오르면 푸른 파도가 치는 듯한 웅장한 산맥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구름이 산맥을 타고 넘실거리는 ‘운해(雲海)’와 일출, 일몰 등 계절과 시간,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다르게 변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하얀 파도 물결인 백파령이 휘몰아친다. 가리왕산 상고대는 크리스털처럼 영롱하고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빛 공해가 전혀 없는 가리왕산 정상에선 신비로운 은하수가 매일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런 가리왕산의 절경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 덕분이다. 이 시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알파인경기장 시설로 사용됐던 올림픽 유산이다. 정선군이 가리왕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관광시설로 탈바꿈시켰다.

가리왕산에 있는 케이블카. 가리왕산에는 하부 정류장과 상부 정상을 잇는 케이블카가 놓여있어 누구나 쉽게 정상에 올라 운해와 일출, 일몰 등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정선군은 매년 연말연시에 케이블카 상부 탑승장에서 해맞이·해넘이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정선군 제공


하부 숙암역에서 하봉 정상까지 편도 3.51㎞, 왕복 7.02㎞를 오간다. 8인승 캐빈 60대가 순환 운행한다. 산 정상까지는 20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가 개장한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용객 수는 27만여명에 달한다. 정선군 인구(3만3808명) 8배가량이 다녀간 셈이다.

케이블카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주말과 공휴일 등에는 탄력적으로 운행해 일출, 일몰, 달맞이, 은하수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요가와 명상체험 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케이블카 정상에는 생태탐방 데크로드를 비롯해 전망대, 무인카페, 편의시설 등이 설치돼 가리왕산의 풍광을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하부 정류장에는 동계올림픽 전시관, 배추보이 이상호 전시관, 농산물 판매장, 카페 등이 있다.

정선군은 가리왕산을 중심으로 국가정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소멸을 막고, 침체한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지역의 우수한 웰니스 관광자원, 가리왕산 케이블카, 군 면적의 86%를 차지하는 천혜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정선군 전체를 ‘대한민국 대표 정원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국가정원 사업은 산림청 주관 사업이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진된다. 법률은 국토의 균형발전 및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권역별로 조성될 수 있도록 규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조성된 전남 순천만(제1호), 울산 태화강(제2호) 모두 한반도의 남쪽에 자리 잡고 있고, 바다와 강에 인접한 해안 수변형에 그치고 있다. 이에 중부 산림지역에 국가정원을 조성해야 국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가리왕산 국가정원 조성 기본계획과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마친 뒤 관련 자료를 산림청에 제출했다. 183만㎡ 부지에 올림픽 정원, 아리랑 정원 등 8개 테마정원으로 구성된다.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 들 수 있도록 중앙부처를 설득 중이다.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이 추진되면 1조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5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28일 “국가정원 유치는 가리왕산 자연환경의 생산적 복원과 낙후된 지역경제의 활성화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국가정원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최승준 정선군수
“케이블카는 올림픽 문화유산… 영구 존치에 혼신 노력”

최승준(사진) 정선군수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리왕산 케이블카 영구존치와 함께 가리왕산 국가정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군민과 함께 어렵게 지켜낸 동계올림픽 문화유산으로 올림픽이 끝난 뒤 지난 7년 동안 자연복원이 상당히 진행이 돼 있다”며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전면 해체하기 보다는 이미 만든 시설을 잘 활용해 장애인과 고령자 등 교통약자도 가리왕산의 비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가리왕산 케이블카는 애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생태복원을 통해 원상 복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군은 정부와 협의 등을 거쳐 3년 한시 운영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케이블카의 영구 존치 여부는 올 연말 결정된다. 군은 시설물 존치를 위해 국가정원 유치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가리왕산 국가정원 유치는 가리왕산 생태복원 계획과 상충되지 않고 환경파괴도 없는 가장 명분있는 올림픽 유산 사후 활용방안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건강한 치유와 회복의 에너지를 전달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비롯해 로지미안가든, 파크로쉬리조트, 하이원리조트 등 지역의 우수한 웰니스 관광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된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대사회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 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힐링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선=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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