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5개 목표…효자종목 탁구 “3개 책임진다”
파리 하늘에 다시금 성화가 불타오른다. 세계 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 파리 패럴림픽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한국 선수단은 ‘효자 종목’ 탁구를 필두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24 파리 패럴림픽이 29일 오전 3시(한국시간) 개회식을 시작으로 12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도 앞서 치른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진행했다. 센강에서 수상 행사로 진행한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 개회식 장소는 대회 심볼 ‘아지토스’가 걸린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였다.
개최국인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먼저 입장했다. 한국 선수단은 36번째로 입장해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했다. 난민 선수단이 129번째, 개최국 프랑스가 맨마지막에 들어섰다. 패럴림픽의 발상지 영국 스토크맨더빌에서 채화한 성화는 튈르리 정원에 띄워진 열기구에 실려 밤 하늘을 밝혔다.
패럴림픽(Paralympics)은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패러플레지아(Paraplegia)의 ‘파라(para)’와 올림픽(Olympics)을 합친 조어다. 근래에는 올림픽과 함께 열린다는 뜻을 담아 ‘평행(Parallel)하게’란 의미로 쓰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나란히 열린다는 뜻이다. 척수장애, 절단 및 기타 장애, 시각장애, 뇌병변장애, 지적장애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번 대회에는 183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회원국 중 182개 국가에서 4000여명의 선수단이 22개 종목 54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2012 런던, 2016 리우 대회에 출전했던 북한은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17개 종목 선수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을 포함한 177명의 선수단을 보냈다. 한국은 2012 런던 대회(12위)와 2016 리우 대회(20위)에선 선전했으나, 3년 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선 41위(금 2, 은 10, 동 12)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금메달 5개, 종합순위 20위를 목표로 정했다.
가장 많은 선수가 나서는 종목은 탁구(17명)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꾸준히 10개 안팎의 메달을 따낸 효자 종목이기도 하다. 지난 대회에서도 13개(금1, 은6, 동6)를 획득했다. 조재관 대표팀 감독은 “탁구에 대한 기대 만큼이나 부담도 크다. 이번에는 금메달 3개 이상을 따내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선봉에는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 주영대(51·Class1·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가 선다. 선수단 맏형인 그는 “세 번째 패럴림픽이지만 늘 떨리고 긴장된다. 금메달을 지켜야 하는 입장인데, 부담을 떨쳐내는 게 먼저다. 반드시 2연패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실수를 줄여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서브 연습을 많이 했다. 서브가 잘 들어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수연(Class2·광주광역시청)과 윤지유(Class3·성남시청)는 나란히 2관왕에 도전한다. 장애 등급이 다른 두 사람은 개인전에서 각자 금메달에 도전하고, 복식에선 금메달을 합작한다는 각오다. 서수연은 “(윤지유와)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번 대회는 복식부터 먼저 진행된다. 복식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개인전까지 금메달 2개를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두 선수는 열 네 살 차다. 서수연은 “가끔 나이 차를 느끼지만 소통에 큰 문제는 없다”며 활짝 웃었다. 윤지유는 “든든한 수연 언니와 합을 잘 맞춰 함께 2관왕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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